비하인드 스토리
합격 후에 들은 비하인드 스토리
최종면접에 올라온 5명의 지원자 중 코업 경력이 하나도 없는 건 나뿐이었단 얘기를 들었다. 모르긴 몰라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도 나뿐이었을 것이다. 면접 날 잠깐 인사를 나누며 봤던 다른 지원자들을 떠올려보면 나이도 내가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도 그중 내가 최종 합격자가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합격 비결 3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적극성 보이기
모든 지원자 중 미리 이메일을 보내고 찾아가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건 나밖에 없었다(고 들었다). 다른 지원자들도 나름 채용 과정에 따라 성실하게 임했을 텐데, 나는 나의 이 적극적인 태도가 합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2. 코업 대신 경험 강조
인턴십이나 코업 경력이 없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대신 나한테 있는 장점에 초점을 뒀다.
(회계와 관련은 없지만)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왔음을 어필했는데, 매니저가 이 점을 굉장히 좋게 봐줬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도 자연스럽게 얘기하며, 캐나다에 오기까지의 용기와 크고 작은 도전에 대해 진솔하게 얘기했다.
3. 쉬는 시간도 인터뷰의 연장선
면접 중간에 선배와 오피스 투어를 하는 시간은 그저 가볍게 쉬는 시간처럼 소개가 되었지만 사실 그것도 인터뷰의 연장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매니저급과는 공손하게 얘기하다가 1,2년 선배와 얘기하는 순간 갑자기 태도가 바뀌거나, 굳이 안 해도 되는 질문 (“연봉은 얼마나 받아요?”, “야근을 진짜 그렇게 많이 해요?”) 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점수를 깎아먹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때 오피스 투어를 시켜줬던 선배가 내 얘기를 좋게 해 줬다는 것도 나중에야 들었다.
위와 같은 질문을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당연히 궁금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질문도 어떤 뉘앙스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얼마 정도의 야근을 하는지 미리 알아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다는 뜻으로 질문하는 것과, 그렇게 일이 많다는 게 벌써부터 걱정되고 마음에 안 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듣는 사람 입장에서 구분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꿈에 그리던 Big4 회계법인 OO지점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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