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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Oct 18. 2022

독서는 싫지만 책은 읽고 싶어

책린이의 책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2019년 기준 7.5권이었다 (2021년엔 4.5권으로 감소).


그리고 나는 성인 평균 독서량보다도 책을 적게 읽는 사람이었다.


독서가 싫어서 안 했다는데 무슨 핑계가 필요하겠냐만은, 그래도 굳이 덧붙여 보자면, 나는 2014년부터 대학원 공부 및 회계사 시험 준비로 5년 가까이 학생 신분으로 살면서 교재나 각종 자료 등 읽어야 할 거리는 늘 넘쳐났었지만, 따로 시간을 내서 그 외의 것을 읽을 만큼 독서를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2019년에는 학생의 의무에서 100% 자유로워졌지만, 그럼에도 그 한해 내가 읽은 책은 아마 5권도 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내가 갑자기 책을 많이 읽게 된 계기는 의외로 2020년 중순 찾아온 번아웃 때문이었다.



2020년은 내 흐트러진 멘탈을 바로 잡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보게 된 한 해였고, 그중 하나가 바로 독서였다.


힐링 에세이 포함 가벼운 에세이나 시집 등을 주로 읽었고, 읽으면서 특히 공감되는 구절은 따로 메모를 해가며 마음 치유 과정을 책과 함께 했다.


그렇게 2021년 한 해 동안 130여 권의 책을 읽었다.


읽은 책을 엑셀 파일에 모두 기록했는데, 숫자가 100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처음 독서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잊을 만큼 굉장히 뿌듯하고 경이로웠다.


2022년에는 ‘브런치’라는 곳을 만나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레 독서에 할애하던 시간을 대폭 줄였지만, 그럼에도 10월 중순 현재까지 7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불과 2,3 전까지만 해도 연간 5 이하의 책을 읽던 내가, 이제는 독서가 취미라고 말할  있게 .


문체부에 따르면 7%의 성인만이 책을 매일 읽거나 듣는다고 하는데, 심지어 나는 이제 그 ‘매일 읽는’ 부류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2021년 독서 빈도 조사 결과




그러나 여기서 반전은 나는 여전히 독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세상에는 책을 읽는 행위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이 훨씬 많은데, 나한테는 유튜브에서 재밌는 영상을 찾아보거나, 폰게임을 하는 시간이 바로 그 예이다.


반면 책을 읽는 행위는 훨씬 더 많은 집중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므로 덜 쉽게 마음이 가는 일이었다.


그런데 또 책은 계속 읽고 싶으니, 최대한 에너지를 적게 쓰며 ‘독서’라는 그 이름에서 오는 부담감은 최소로 줄이는 것이 내가 책을 계속 가까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나는 쉬운 책만 읽는다.


내 기준 쉬운 책이란

에세이 등 주제가 가벼워야 하고
주제가 내 관심사 안이어야 하며
책의 두께가 너무 두껍지 않으며
글자 크기가 너무 작지 않고
여백이 너무 없어도 안되고
표지까지 예쁘면 특히 좋음


브런치에만 봐도 굉장히 수준 있고 어려운 책을 읽고 서평까지 꾸준히 남기시는 작가님들이 몇 분 계신데, 볼 때마다 '와, 이 분 되게 똑똑하신 가봐' 감탄은 하지만 그렇다고 그 책을 굳이 읽고 싶은 생각은 안 드는 것 보면 나는 그냥 이대로 솔잎 먹으며 살아야지 싶다.



쉬운 책만 읽는 게 뭐 어때서?

표지 예쁜 책 좋아하는 게 뭐 어때서?


가뜩이나 살기 팍팍한 세상, 책은 싫으면 안 읽어도 그만이요, 아님 나처럼 쉬운 책만 골라 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사진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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