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분위기 갑자기 재즈카페

입고 먹고 마시는 우리

by 정리

4학년 1학기 광고심리학 수업시간이었다.

‘자아’ 파트 진도를 나가고 있었다.


교수님은 단정한(지루한) PPT 장표를 넘기다 말고

갑자기 머뭇머뭇 조금 쑥스러워하더니


“좀 세대차이 나는 거 같지만... 이 노래는 소비자 심리 교재야”


갑자기 튀어나온 신해철에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이 웃었다.

교수님이 대학시절 힙합동아리에서 랩을 했고,

음원까지 내셨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https://www.youtube.com/watch?v=qRtgglIu5KY


위스키 브랜디 블루진 하이힐 콜라 피자

발렌타인 데이 까만 머리 까만 눈의 사람들의

목마다 걸려있는 넥타이 어느 틈에 우리를

둘러싼 우리에게서 오지 않은 것들

우리는 어떤 의미를 입고 먹고 마시는가


빨간 립스틱 하얀 담배연기

테이블 위엔 보석 색깔 칵테일

촛불 사이로 울리는 내 피아노

밤이 깊어도 많은 사람들


토론하는 남자 술에 취한 여자

모두가 깊이 숨겨둔 마음을 못 본 체하며

목소리만 높여서 얘기하네

흔들리는 사람들 한밤의 재즈 카페

하지만 내 노래는 누굴 위한 걸까


사람들 돌아가고 문을 닫을 무렵

구석자리의 숙녀는 마지막 메모를 전했네

노래가 흐르면 눈물도 흐르고

타인은 알지 못하는 노래에 담긴 사연이

초록색 구두위로 떨어지네



세대차이라뇨 교수님. 이런 노래에 세대가 있나요? 그럼 그건 세대차별인데요.

내 대학시절의 끝무렵에(2016), 교수님의 대학시절이 잠시 다녀갔다(아마도 2005).

자작 자자작 스네어 소리가 좋아서 남은 학기 내내 통학 지하철에서 들었던 기억.


이 곡을 쓴 때가 스물세 살이라니.

통찰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생각.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아쉽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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