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주식이 각인되다

처음 주식을 접했을 때의 걱정

by 이지환

내가 주식이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정확히 말하면 주식에 대한 공포를 느꼈을 때가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퇴근하고 들어 오시는 아버지의 손에 주식책 한 권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직감했습니다. ' 아! 아버지가 주식을 하려고 하시는구나' 그리고 연이어 드는 생각은 ' 아! 큰일이구나 우리 집도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닌가'라는 걱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날부터 한동안 퇴근하고 오시면 주식책과 씨름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매수하셨던 기업이 한국전력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고민한 기업이 한국전력과 포스코였는데, 만약 아버지가 한국전력이 아닌 포스코를 선택하셨다면 지금까지 주식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전력은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아버지가 매수한 가격보다 아래에 있고 포스코는 수십 배가 올랐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박봉의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그런 돈의 오르내림을 견디시기 힘드셨을 거 같습니다. 나의 주식에 대한 첫 각인은 그렇게 아버지가 주식을 그만두시면서 서서히 잊혀 갔지만 아버지가 사 오신 그 주식책은 내가 몇 번을 읽은 거 같습니다.

지금은 덜하지만 과거에는 주위에 주식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뜯어말리는 것이 도리였습니다. 주식은 도박과 별반 다를게 없이 취급받았고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요즘은 주위에서 자식들에게 주식을 권하거나 조기 교육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주식을 도박이 아니라 좋은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신다는 점입니다. 나는 주식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이 너무나 좋습니다. 난 단 한 번도 내가 하는 일이 도박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주식투자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 그리고 자제와 인내의 정신력이 결합된 지식과 경험과 멘털이 결합된 종합 게임입니다.

아쉽지만 시대가 많이 바뀌기는 해도 여전히 도박 같은 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그런 투자를 부추기는 환경은 더 고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도박은 확률게임입니다. 확률은 평균에 수렴합니다. 그럼 도박으로 돈을 벌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중학생 정도의 지적능력과 한두 번의 얄팍한 경험만 있어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에서 도박을 반복하시는 분들은 결국 탐욕과 두려움이라는 이 두 가지 심리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확률 게임이 아닙니다. 손익비 게임입니다. 즉 잃을 때 적게 잃고 벌 때 많이 버는 게임입니다. 잃을 때 잃지 않으려고 하면 결국 도박을 하게 됩니다. 또 벌어야 될 때 제대로 벌지 못하면 역시 도박을 하게 됩니다. 주식을 도박같이 해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오로지 패가망신만 남습니다.


공자: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마우: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군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 마음속으로 반성하여 부끄러울 것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일요일 아침마다 각인시키는 글귀 중에 하나입니다. 내가 지금 주식투자를 하면서 '근심'하고 있다면 그건 분명히 원칙을 어기고 도박 같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빨리 바로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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