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마음치유 달이라는 생각이다. 햇빛이 투사하는 5월 감나무 이파리만 가만 바라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새소리가 들리면 금상첨화 아닐까.
마음이 심란하거나 무거울 때 조용한 시골로 가보자.
저녁 늦은 시간 어머니를 뵈러 시골로 내려왔다.
마음이 맑아진 것도 아닌데 하늘의 별들이 여느 때보다 초롱초롱하다. 그런데 별들에게 미안하다. 어릴 때부터 변함없이 고향 밤하늘을 지켜주며 꿈을 꾸게도 하고, 지친 삶을 위로해주고, 때로는 상처 받은 가슴을 치유해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고마운 별들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주고 싶은데 그리할 수가 없어 미안한 것이다.
미안한 게 별들만이랴. 시골을 찾으면 영혼을 맑혀주는 새들, 바람, 하늘, 나무, 꽃, 시골 자연 환경도 마찬가지다.
특히 5월이면 시골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감나무 아래 서 보았다.
연둣빛을 자주 보면 눈도 맑아진다고 하였다. 아마 마음이 맑아지니 눈도 맑아지는 것일 게다.
뚝뚝 떨어질 듯한 연둣빛이 햇빛을 받아 마음이 금세 환해진다.
시골집 옆에는 화원이 있다. 마을 앞으로 차량이 질주하는 도로가 있어서 조금 소음이 섞기기도 하지만,
집 뒤로 울창한 숲이 있어서 맑은 새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도대체 저 분홍빛깔은 나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마당가 자그마한 텃밭
양파꽃이 벌과 나비를 불러들인다.
벌들의 움직임이나 나비의 날갯짓이 평화롭기 이를 데 없다. 덩달아 내 마음도 평화로워진다. 도심 속 빌딩만큼이나 우후죽순 솟아난 근심들이 깨끗이 사라진다.
숲으로 들어가 보았다.
마을 앞 차량 소음이 파고들기는 하지만 사방 푸른 나무로 둘러쌓여 새소리를 들으니, 차량 소리 정도는 마음이 차분해지는 데 아무 문제가 안된다.
숲의 소중함을 다시 하 번 느껴본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이런 나무들이 없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요즘 시내 어디를 가나 ‘마음치유’라는 간판을 보게 된다. 마음 치유,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일까 궁금하다. 또 왜 치유가 필요하고,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쩌면 해매 낀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누구나 마음 치유가 필요할지 모른다. ‘마음치유실’이 전국적으로 번져간다는 것은,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세상이 그만큼 삭막해져가는 뜻일 게다.
가족이든 이웃이든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사업을 하면서도 상처를 받고, 무엇보다 자신에게도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 마음의 평온이 필요하면 자연에게 치유를 받자. 깊은 숲속이나 아름다운 바닷가가 아니라도, 도시생활을 벗어나 시골로 오면 눈에 들어오는 것들, 들리는 것들 모두가 마음을 평온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