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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May 12. 2019

순천 고향집에서 듣는 ‘아침이 오는 소리’, 마음치유

내 고향 순천시 별량면 덕산 마을에는 어머니 홀로 계시는 집이 있다. 우리 집은 본래 당산 모퉁이로 불리던 마을 초입이었으나 마을 앞으로 시골 정취를 잡아먹어버린 새 도로가 생기면서 마을 위쪽으로 이사를 하였다. 

이 집은 40여 년 전 어머니가 함바를 운영하며 하면서 손수 지었다. 비록 현대식의 세련된 집은 아니라도 어머니에게는 애틋함 그 자체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참으로 집터를 잘 잡았다. 대지야 300평이 넘으니 좁은 곳은 아니지만 자그마한 기와집인데 시멘트가 아닌 나무와 흙이 주요 자재로 쓰여 자연친화적이랄까. 

도심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겐 이만한 힐링 장소도 없다. 어머니의 존재도 힐링이거니와 일부 개량은 하였으나 아직도 온돌방이 살아 있다. ‘덕산(德山)이라는 마을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집 뒤로는 야트막한 산들이 둘러싸고, 멀리 마을 앞에는 개펄 바다가 펼쳐져 있다.

우리 집 바로 뒤에도 산이 있어 아침이면 새들 소리가 여간 맑게 들리는 게 아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돈 있는 누군가가 집 뒤 땅을 사들인 후, 화원 사업을 하면서 늘 산책 겸 오르내리던 산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참으로 야박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하늘과 땅과 숲과 바람이 한껏 열려 있는 이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시간은 참으로 행복하고 힐링이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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