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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May 21. 2019

부부의 날이 왜 5월 21일인지 이유를 아시나요

오늘(21일)은 '부부의 날'입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라네요. 

날짜는 매년 5월21일인데요,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을 담아 이 날로 지정됐다고 합니다. 정말 멋진 의미입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21일 세계 최초로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됐답니다. 그러다 2003년 민간단체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고 하네요.      

올해 68세인 오병남 씨는 작년에 남편을 폐렴으로 황망히 떠나보냈습니다.

청천벽력의 생이별인 셈이지요. 

오병남 씨는 사별 300여 일만에 400편이 넘는 글을 썼습니다.      

시가 무엇인지 읽어보지도 못했고, 써본 경험이라곤 더더욱 없는 할머니는 사무쳐오는 그리움을 적어본 것이라 하였습니다.

두툼한 대학 노트 네 권에다 연필로 써서 꽉 채운 하나하나의 글들엔 첫사랑 같은 그리움이 넘쳐흘렀습니다. 


         

당신은 나의 우산

-오병남     


떠나가신 당신은

나의 우산이었어요     


이제 우산 없이

비 오는 날을 

견디어야 하네요   

  

이제 우산 없이

눈보라 치는 날도

견디어야 하네요.          


     

그리워 2

-오병남    

 

당신이 그리워

텃밭으로 갔어요    

 

봄 햇살이 그리워

텃밭으로 갔어요     


부추, 두릅, 달래, 마늘

새싹이 돋아     

나물을 한아름

안고 왔어요  

   

당신을 한아름

안고 왔어요.     


          

냄새로 당신을 만나지요

-오병남     


빨지 않은 옷이

옷걸이에 있네요  

   

당신을 냄새로

만나려고요     


때 묻은 운동화가

그대로 있네요  

   

당신을 있는 그대로

만나려고요.     


               

당신은 

-오병남     


당신은 늘 나에게 선물이었어요

외로운 산책길 친구였어요     


배고픔을 채워주는 양식이었어요

아늑한 토담방 아랫목이었어요

어미닭 품이었어요   

  

비 오는 날

당신은 나에게 우산이었어요

어느 오솔길 방긋 피어있는

꽃이었어요.     


지금은 하늘에서 은총 뿌려주는

천사가 되었네요

당신은 나의 별이 되었네요.  


                  

당신의 냄새

-오병남     


당신이 번 돈으로

검정 외투를 샀어요     


돈을 쓸 때마다

당신의 마음이 묻어납니다     


과일을 사도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당신의 땀 냄새가 납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

-오병남     


당신이 그리울 때

당신의 신을 신어봅니다

그리고 걸어갑니다

당신의 넉넉한 마음을 느끼며

걸어갑니다     


은빛 운동화

초록색 끈

씩씩한 발걸음

빛나는 인생

파릇파릇 움트는 인연

보듬으며 살아갑니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이

내 발을 감싸줍니다

나는 당신을 신고 다니며

행복을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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