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3돌 한글날 턱밑의 국감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과 욕설이 연달이 논란을 일으켜 씁쓸하다. 유독 자한당 의원들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쏟아졌다. 올해 거친 막말로 구설수에 오른 자한당 의원이 한둘이 아니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서 순화가 필요해 보인다.
이종구, 산업위 국감서 참고인에 "또라이" 욕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산업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이 참고인에게 혼잣말로 욕설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욕설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의 발언이 끝난 직후 증인과 참고인 신문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의원은 "증인들은 돌아가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한 뒤 혼자 웃음을 터뜨리며 "검찰개혁까지 나왔어. 지X, 또XX 같은 XX들(추정: 지랄 또라이 같은 새끼들)"이라고 중얼거렸다.
앞서 마이크를 잡은 이 회장이 "처음 유통산업발전법 문제로 (이마트를) 고발했는데 검찰이 조사조차 하지 않아 지방 권력과 결탁한 부분이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며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당시 해당 욕설을 듣지 못했지만, 국회방송 마이크에는 해당 음성이 고스란히 담겨 중계됐다.
이 회장을 참고인으로 신청했던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국감이 끝나기 직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이 의원에게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마지막에 검찰개혁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하니) 정치의 장이 아니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표현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욕설을 했단 것은 기억이 잘 안 나고 들으신 분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원진 의원, 이재정 의원에게 "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 감사장에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에게 "공직자 윤리를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인사혁신처장으로서 현재 조국 전 민정수석의 사모펀드 문제, 조국 법무장관 가족의 수사 문제에 대해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느냐"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소병훈 민주당 의원이 "법무장관을 굳이 전직으로 불러야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권은희 의원에게 수서경찰서 전 수사과장님이라 불러도 괜찮겠냐"고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권 의원은 "그 당시 문제를 지적할 때는 그 당시 직제를 호명해도 상관없다"고 맞받았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도 "장관이고 수석이면 어떠냐, 그냥 조국이라고 하면 되지"라며 권 의원을 감쌌다.
이에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이 "의원 자격 없는 의원들"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이미 탄핵됐을 의원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야, 너 뭐라고 얘기했어. 탄핵될 때 탄핵될 의원들이라고? 그게 말이라고 할 소리야"라고 고성을 질렀고, 이재정 의원은 "야는 뭐고 너는 뭡니까. 지금도 (박근혜를) 감싸고 있는데"라고 응수했다.
여상규, 김종민에 욕설…“웃기고 앉아있네 정말로 병신 같은 게”
국정감사장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병신 같은 게”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욕설을 한 것이 생중계 됐다. 여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석을 향해 “웃기고 앉아 있네, 병신 같은 게”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질의를 했고, 여 위원장은 “김종민 의원으로부터 질의를 받았기 때문에 말하겠다”라며 “김 의원이 법조 출신은 아닌 것으로 알지만, 법을 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계속해서 사보임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을 비판했고,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고성이 오간 후 여 위원장은 “웃기고 앉아 있네, 병신 같은 게”라고 말했고, 이 내용이 인터넷 생중계 등을 통해 알려졌다.
김성태 의원, 이재정 의원에게 “가만있어요. 어디서 배운 버릇이에요.”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집회 고발장을 두고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김성태 의원은 오후에 재개된 국감에서 민갑룡 청장에게 “내가 알기로 헌정 역사상 대검이든 경찰청이든 현장 국감을 하면서 정치적 퍼포먼스로 제출한 고발장을 덥석 받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정 의원이 “그건 질의가 아니라 발언할 때 하라”고 말했다. 국회 행안위 위원장인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김성태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이야기하라”며 이재정 의원을 제지했다.
그러자 김성태 의원은 이재정 의원을 향해 “가만있어요. 어디서 배운 버릇이에요”라며 호통을 쳤다.
이재정 의원 역시 “버릇이라니요”라며 불쾌감을 표시했고, 다른 여당 의원들도 “버릇이 뭡니까”라며 가세했다.
우리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낱말 가운데, 품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시어 같은 낱말들을 선정하여, 그 낱말마다 충분한 예문을 붙여 실었다.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우리 낱말이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음에도 숨을 얻지 못하여 죽은 듯 묻혀 있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에는 이런 시구가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시인이 노래한 ‘꽃’은 바로 ‘아름다운 우리 낱말’과 비유된다. 국어의 국민인 우리는 국어사전 속에서 죽은 듯 묻혀 있는 낱말의 이름을 그 ‘빛깔과 향기에 알맞게’ 불러, 그 낱말이 우리에게 와서 또 다른 꽃이 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에는 그 낱말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게’ 불린, 여러 쓰임의 예문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