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드림 hd books Oct 14. 2019

가을 밤 연달아 들려온 “조국 사퇴”와 “설리 사망”

가을 밤 연달아 들려온 “조국 사퇴”와 “설리 사망” 그리고 한용운

포탈사이트에 ‘조국 사퇴’가 실검으로 불쑥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관련 기사로 포탈 공간을 채워버렸다. 그런데 미처 기사를 살펴보고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설리 사망’이 실검 1위로 뜨더니 또 그녀 관련 기사가 조국 장관 관련 기사를 덮어버린다.  

이제 겨우 스물다섯의 그녀, 왜 그녀는 세상에서 홀로 갇히게 되었을까.     


서로 상황은 다르지만, 연달아 들려온 “조국 사퇴”와 “설리 사망” 은,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떠남’이라는 쓸쓸한 정서로 가을밤을 채우고 만다. 

나도 가을을 타나보다. 

휑한 바람이 가슴을 통과하며 시 한 편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시가 주는 메시지는 이 상황과 다르지만, 시구 그 자체가 오늘 밤 풀벌레 소리를 몹시도 우울케 한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希望)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님의 침묵(한용운)

무언가에 늘 사로잡혀 살아간다는 생각안 해보셨습니까.

스마트폰 혹 디지털 안식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삶이 좀 더 풍요롭고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기웃거리는 곳에서 내 삶은 결정됩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불현 듯 나타나 건네주는

발견의 기쁨!!!

https://blog.naver.com/hd-books/221658120415


작가의 이전글 ‘한글날’ 턱밑, 국감장에서 터져 나온 욕설과 막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