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녹차’를 검색하면 모조리 뜨는 게 ‘녹차의 효능’이다. 녹차는 단순히 차로 마시는 이외, 찻잎을 재료로 다양한 식품이 나와 있는 터라, 이들 회사는 아무래도 제품 판매를 우선시 할 것이다.
4월 경 갓 올라온 찻잎, 부드럽고 연둣빛 연한 이 첫 찻잎을 수확해 만든 차가 ‘우전’ 같은 최고급차이다. 우전(雨前)이라는 말은, 곡우[穀雨: 24절기의 하나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 즉 봄비가 내려서 온갖 곡식이 윤택하여진다는 시기이다. 양력으로는 4월 20일경이다.] 이전에 채취한 여린 찻잎으로 만든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첫물차라고도 한다.
이처럼 녹차 종류는 찻잎을 따는 시기나 크기에 따라 분류한다. 따라서 우전 이후, 세작(細雀), 중작, 대작이 있는데 여기 ‘작’자는 참새 작자이다. 곡우에서 입하 사이 찻잎을 채취하여 만든 차를 작설차(참새 혀를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라고 한다.
그러면 녹차 분말 등 찻잎을 재료로 만든 식품들은 어느 때 잎을 채취하는 것일까. 우전이나 작설 같은 찻잎은 아니지 싶다.
녹차를 검색하면 차 이야기는 없이 ‘녹차 효능’이 지배적으로 뜬다는 사실은, 녹차의 깊은 멋은 도외시한 채 녹차 제품만 앞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식품이든 효능에만 집착하면, 금세 식상해져 오래 가지 못한다. 효능보다 녹차만이 가진 다도(茶道)의 도(정서와 정신), 녹차의 미학, 녹차의 서정 등 ‘정서’를 홍보하고 팔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녹차를 검색하면 녹차 효능보다 ‘녹차 이야기’가 지배적으로 떠야 하는 것이다. 녹차의 멋이 사람들에게 깊이 뿌리 내리게 되면, 녹차 효능을 앞세우지 않아도 녹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에 좋은 게 어디 한둘인가. 녹차 효능보다 훨씬 더 뛰어난 식품은 널브러져 있는 게 세상이다. 특히 녹차의 경우는 육체적인 효능보다 정신적인 효능이 앞서는데, 녹차 회사들은 그것을 놓치고 있다. 녹차만이 가진 멋과 정서를 앞세워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