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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Dec 26. 2019

검찰개혁 상징 공수처법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말

검찰개혁 상징인 공수처법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 말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제한하게 될 공수처법(공수처, 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이양해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막고 독립성을 제고하고자 설치되는 독립기관)이 통과되면, 공수처에서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기소하게 된다. 

검찰개혁의 상징인 이 공수처법 처리가 임박한 요즘, 검찰이 스토리텔링을 쓴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아마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수사에서 비롯된 말이지 싶다. 범죄의 무게감에 비해 수사 기간도 길 뿐만 아니라, 딸과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라는 한 가족의 전체와, 관련 친인척을 낱낱이 조상 대상으로 한 수사 범위 및 그 강도가 여느 사건에서보다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이 스토리텔링을 쓴다? 사실 이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윤석렬 총장 취임 이후 검찰개혁과 맞물려 요즘처럼 검찰이 요란한 때는 없었던 거 같기도 하다. 그 요란함이 검찰의 순기능적 권위와 이미지를 제고(提高)하는 방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윤석렬 총장이 총장 지명자로 나설 당시만 해도, 검찰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은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 정부의 좌천 인사로 핍박을 받은 상황에서 현 정부 들어 특검으로, 중앙지검장으로, 다시 검찰총장으로 발탁되는 상상 외의 파격을 거듭 거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승천한 격이었다. 그 파격에는 인사권자의 기대와 신뢰가 깔려 있었을 것이다. 


총장 후보자 시절 그 인기를 실감케 하는 글이 하나 있다. 그저 가십거리로 써서 브런치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15만회를 넘어섰으니 그 인기를 짐작하고도 남는 글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당시 지자들의 기대감은 흔적조차 사라지고, 대신 인간적 배신감을 느낀 지지자들이 적대세력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지지하던 세력이 밀물처럼 빠져나간 공간은 또 다른 이들이 채웠음은 물론이다. 정치조직도 아닌 검찰을 두고 국민의 지지와 비판 세력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모습이 참 낯설기도 하다. 


정의 구현이라는 참된 역할은 묻혀버린 채, 검찰은 역사적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덧칠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인신을 구속하는 권력기관 속성상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만, 검찰도 얼마든지 이미지를 개선해 갈 수 있을 텐데, 그 노력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검찰의 아름다운 모습이나 순기능은 적극적으로 홍보해 국민의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는데, 아직 그런 모습은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아무튼 여기서 말하자고 하는 것은 ‘검찰의 스토리텔링’이다.  검찰이 정말 스토리텔링을 쓸까.

어떤 이들은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란, 주인석 작가의 [스토리텔링 작법과 실무]에서 설명하였듯이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와 그에 맞는 콘텐츠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까지 포함하여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좀 더 부연하자면, 스토리텔링의 스토리는 기존의 이야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상을 상대로 새롭게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야기 창조+스토리 설치+목적 효과 창출까지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만일 검찰이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이를 바탕으로 범죄구성요건을 설치하고+효과를 창출하여 소비자(?)에게 큰 만족을 안기게 된다. 따라서 ‘검찰이 스토리텔링을 쓴다’라고 표현한 사람은, 사실 여부를 떠나 스토리텔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인신을 구속하는 일에서 스토리텔링은 있지도, 절대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다만 검찰의 부정적 이미지는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긍정적 이미지로 바꿀 수는 있다. 그래서 국민의 존경을 받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는 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hd-books/22173818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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