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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Jan 23. 2020

꿈 해몽에 대하여, 늦둥이를 낳는 꿈 이후 벌어진 일

설 사흘 전이면 아버지 기일이다. 살을 에는 바람이 휘몰아치던 설 3일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우리 가족은 설 보다는 아버지 기일에 더 신경을 쓴다.

아버지의 제삿날 아내가 늦둥이를 낳는 꿈을 꾸었다. 다만 아이는 안 보였다. 꿈속에서 나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어쩌나 조금 염려를 하였다. 50을 훌쩍 넘은 아내가 아이를 낳았으니 틀림없는 길몽이었다. 더구나 그날은 아버지 제사가 있는 날이라 혹 아버지가 자식 없는 우리에게 어떤 복을 가져다주려나 하였다. 아내에게 꿈을 팔까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꿈이 너무 아까웠다. 복권도 넉넉하게 구매하였다.  

   

현실의 상황은 정 반대로 흘렀다. 아내가 아침부터 몸살을 심하게 앓기 시작하였다. 산고를 치르듯 암탉이 알겯는 신음을 토해냈다. 결국 아내는 아버지 제사에는 얼굴 한 번 못 비치고 다음 날까지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구매한 복권은 모두 꽝이었다.

늦둥이를 낳는 꿈은, 아내의 건강을 잘 살피라는 암시였다. 지혜를 주는 꿈이었으니 흉몽으로는 볼 수 없다. 이래서 꿈 해몽이 필요한가 싶었다. 늦둥이를 낳는 꿈을 길몽으로 해석한 까닭은, 내가 재물을 탐하였기 때문인지 모른다. 길몽이다 싶으면 ‘복권을 사야지’ 하는 탐욕이 선입견처럼 붙어 있으니 꿈을 지혜롭게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는 악몽 또는 흉몽은 없는 게 아닐까 한다. 귀신에게 공격을 당해 꿈속에서 심한 공포감을 느꼈다 해도, 그것은 자신의 기운이 매우 떨어져 있으니 운동이나 기타 방법으로 기운을 보강하라는 암시로 해석한다면, 이는 자신에게 지혜를 주는 꿈이지 해를 끼치는 악몽이나 흉몽은 아니다. 따라서 그런 꿈을 꾸었다 해도 집착할 필요는 없다. 불쾌해 하거나 찜찜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상에서 항상 밝은 기운을 유지하면 잠자리에서 꾸는 꿈도 밝다. 악몽이나 흉몽을 자주 꾼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이 그만큼 어둡다는 이야기다. 나는 과음을 한 이틀 후쯤이면 악몽을 꾸곤 하는데, 술이 정신적 육체적 기(氣)를 저하시켰기 때문이다. 


평소 자신의 잠재적 의식이 꿈에서 표출된다고는 하지만 꿈은 대체로 삶의 기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족에게 우환이 생기면 종종 꾸게 되는 악몽도, 그 우환이 심신의 기력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사는 일이 고달플 때도 흉측한 꿈을 꾸거나 꿈자리가 어지럽기도 한다. 그럴수록 어두운 기운을 경계하며 심신을 건강하게 추슬러야 할 것이다. 

https://blog.naver.com/hd-books/221763786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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