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공릉동 시인을 만나다

by 해드림 hd books

제 73화. 행복이 산다, 경춘선 숲길 – 서울 공릉동

KBS 1TV 2020년 05월 23일 토요일. 저녁 19시 10분 (~ 20:00)

1939년부터 71년간 서울과 춘천을 활발히 오가던 경춘선. 운행이 멈춘 뒤 버려져 있던 녹슨 철로는 새로운 숲길이 되어 공릉동의 힐링 명소로 자리 잡았다. 많은 변화 속에서도 철길 옆 동네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해온 서울 공릉동에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일흔 세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김영철.jpeg 손에든 시집은 김재천 시인의 [공릉동]

경춘선 숲길의 꽃나무 순애보, 로맨티스트 시인을 만나다

춘천 가는 청춘들을 실어 나르던 낭만의 철길은 사시사철 푸르른 낭만의 숲길이 되었다. 봄 향기 가득한 이곳에서 배우 김영철은 매일 꽃과 나무를 가꾸며 이름표를 달아주는 한 남자를 만난다.

3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억하며 숲길을 가꾼다는 로맨티스트 시인의 각별한 사연을 들어본다.

김영철2.png 김영철 님에게 드릴 시집 사인하는 김재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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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3.png


시집으로 태어난 노원구 공릉동, 김재천 시집 [공릉동]

시인들은 참 좋겠다. 사랑하는 이를 잃으면 그 아픔을 시로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대표적 시가 접시꽃 당신이고, 이 시를 통해 도종환 시인의 인생은 화려하게 변모하였다.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편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을까.

김재천 시집 이름은 ‘공릉동’이다. 작품 전체가 공릉동을 소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50여 작품 제목에는 ‘공릉동’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다.


시집 공릉동은 섬세한 감성의 두 테마가 이끈다. 하나는 공릉동이고 다른 하나는 사별한 아내이다. 시인의 이 다섯 번째 시집이 발표되기까지는 무려 25년이 걸렸다. 시를 계속 쓰면서도 시인은 왜 그리 오래 세월 침묵을 지켰을까.

어쩌면 ‘공릉동’과 아내가 없었으면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은 여전히 침묵을 이어갔을지 모른다. 공릉동과 아내가 더는 시인의 머뭇거림을 불허한 것이다. 시집 공릉동은 숙명처럼 태어난 셈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사랑하는 이와 자주 가보고 싶은 마을이다.




공릉역


잠들었다가도 저절로 눈이 떠지는

역이 있다

공릉역이다

외곽까지 몇 역 더 남았지만 마치

마지막 경계인 듯

아차, 싶으면 경계를 넘어가 다시는

영영 집으로 가지 못할 것처럼 눈이

자동으로 번쩍 떠지는

간절한 역

떠난 사랑도 나와 같아서

언제라도 그 역에 내릴 것만 같아서.



그리운 공릉동


그대 겨울에 공릉동에 올 때는 술 취하지 말 것

자분자분 여자가 남긴 발자국을 골라 딛을 것

겨우내 숨어서 움찔대는 언어들의 눈짓과

따뜻한 꿈과

봄이 오기도 전에 꽃으로 필 뿌리

언 땅뙈기의 시시한 기미를 하마 스치지 말 것

장차 일어설 공릉동의 숲과 폐철도의 긴긴 이야기

그 아찔한 나라의 아찔한 희망

그래, 떠나 있는 동안의 상실보다는

어서 돌아와서 부릴 그리움 때문이라도 그대

참 따뜻하기를.



공릉동에서 그대 날개를 달면


아무 시간이나 그대 공릉동에 와서

폐선로 위를 걷다가

균형이 무너져 비틀거리면

그 때 날개를 달고 구름 위로 솟을 것

한 번 파닥일 때마다

지금까지 꿨던 꿈 가운데서

아주 먼 꿈으로 데려가

구름이 머물렀던 어귀에 부리면

우리 모두는 거기서부터 피어나

날개만큼 흐르는 향기

공릉동에서 그대 날개를 달면

그대도 향기가 되고.

https://tv.naver.com/v/13939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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