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는 아무래도 순천만 정원과 순천만 갈대밭이다. 이곳에는 무언가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현재 상태로도 더할 나위 없는 명소이다. 지난 가을 친구들과 갈대밭에 들렀다가 뿔뿔이 흩어져야 할 만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관광지가 그러겠지만 특히 이 두 곳은 한두 시간 걸어야 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길을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몇 달 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색깔에도 에너지가 있어 인체 치유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의학에서 말한다는 12가지 힐링 색깔이 그것이다. 이 12가지 색깔은 인체의 12경맥과 공명(진동하는 계의 진폭이 급격하게 늘어나다)하여, 외부의 빛에너지를 인체 내부의 오장육부로 투사하는 필터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12가지 색은 검은색(신장), 쥐색(방광), 빨간색(심장), 분홍색(소장), 주황색(비장), 노란색(위장), 초록색(담, 쓸개), 파란색(간), 남색(임파), 보라색(삼초기맥), 은색(대장), 흰색(폐)이다.
12가지 힐링 컬러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채 햇살 아래 서보면, 햇살이 하얀색에 부딪치며 일어나는 기운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건강이다. 이 12가지 힐링 컬러를 바탕으로 순천만 정원과 갈대밭에 스토리를 입혀보면 어떨까 싶었다. 12가지 색깔의 가운을 만들어 일정 비용을 받고 관광객들에게 대여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운을 제작할지는 좀 더 연구해 볼 일이다. 물론 12가지 힐링 컬러에 대한 스토리가 관광객들에게 먼저 인식되어야 한다. 관광객은 자신의 건강과 관련한 색의 가운을 택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의 전문 작가 조언도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원이나 갈대밭에는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자체가 장관일 거라는 생각이다. 형형색색이 움직이는 상상만 해도 즐겁다. 꽃들로 뒤덮인 순천만 정원에서는 마치 꽃들이 걸어 다닌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꽃 색깔과 어우러져 신비감을 자아낼 것이다. 이게 성공한다면 당연히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수 있다. 사람들은 일광욕하듯이 색깔이 주는 기운을 받으며 보다 유익한 관광을 하게 되지 싶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스토리텔링이 잘 된 곳 가운데 하나가 전남 신안군의 퍼플섬 반월도가 아닌가 한다.
이 마을은 지붕에서부터 모든 게 보라색으로 통일되어 있다. 퍼플섬을 만들면서 보라색의 치유색을 알았는지는 알 수 없다. 보라색은 심포기맥(손바닥의 때 검지와 약지를 흐르는 기맥)과 함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체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삼초기맥(손등의 검지와 약지를 흐르는 기맥)과 공명한단다.
따라서 보라색 에너지가 부족하여 삼초기맥이 부조화되면 수분 배설작용이 좋지 않게 되어 피부, 하복부 및 몸 전신이 붓는 증세가 있고, 소변이 급하거나 자주 마려우며 심할 때는 참지 못해 싸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열이 있을 때는 소변이 나오지 않아 고통스럽고, 허하고 냉할 때는 전신이 떨리고 춥게 되어 땀이 많이 나게 된다고 설명한다.
순천만 정원과 갈대밭에 위에서처럼 12가지 힐링 색깔로 스토리를 입히면 관광객들은 .인체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만드는 보라색 가운을 가장 선호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