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와 사형수, 현직 교도관의 마라톤 대하드라마

by 해드림 hd books

130,000km를 향하여!

이 책의 마지막 글에서 독자들은 선물 같은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누구한테도 들을 수 없는 나만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나는 통 크게 독자들에게 선물처럼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들만이 이 선물꾸러미를 손에 쥘 수가 있다.

1세기에 한 번 들을까 말까 한 이야기이다.

운동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오던 내가 나이 마흔 셋이던 2005년, 마라톤이라는 신천지에 입문하게 되었다. ‘신천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종교 단체 ‘신천지’가 아니다. 그전엔 경험할 수 없었던 경이롭고 황홀한 마라톤의 세계는 그야말로 나에겐 신천지였던 것이다.

신천지에 입문하고 나서야 ‘아, 이런 놀라운 세상이 있었구나. 내가 왜 진작 이런 세상을 모르고 살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의 처절한 고통 그리고 완주 후의 짜릿한 희열은 경험한 사람들만 공유할 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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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두 부류로 나뉜다. 이 책을 쓰게 된 까닭은 마라톤의 고통과 즐거움 그리고 마라톤의 놀라운 효능을 꼭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마라톤에 대한 일부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라톤 입문은 2005년에 했고, 2010년부터 장장 10년간 ‘대하드라마’처럼 써 내려간 전체 글 중 절반쯤 되는 글을 엄선하여 묶었다.

10년 동안 쓴 글이다 보니 초반에는 다소 산만하게 흘러가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그나마 내용이 충실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 모두 열심히 먹고 마시면서 체력을 길러 건강하게 문화예술을 즐기며 살아가자는 내용이다. 그래서 주로 마라톤 이야기를 썼지만, 마라톤 이야기만 쓰면 분명 단조롭고 지루해할 수 있으니 클래식 음악 이야기도 몇 꼭지 썼고, 봉준호 감독이 들으면 귀가 솔깃해질 영화 이야기도 썼다. 또한 대한육상경기연맹에 대한 쓴소리도 썼고, 마라토너 이봉주 이야기도 썼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는 이야기도 썼고, 우리나라 최고 재벌가에 대한 권고의 이야기도 썼고, 법정 스님 이야기도 썼고, 백제 의자왕 이야기도 내 나름대로 해석하여 썼다.

이야기 피날레는,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1997년 12월 사형수 사형 집행 이야기로 마무리하였다.

글은 가능하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힐 수 있도록 무진 노력을 했는데, 그래도 걱정스런 마음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나는 어설픈 초보 작가에 불과하니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하다.

내가 마라톤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수없이 들은 질문은 “마라톤을 하면 무릎이 망가지는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작가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198 페이지에 실린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책에서 안 대표는 “간혹 달리기와 관련해 흔한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다. 무릎이 상할까 봐 달리기를 못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다. 의사 입장에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사람들의 무릎은 오히려 너무 안써서 상하는 것이다. 무릎을 보호하겠다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무릎을 상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적당히 쓰고 달리는 정도의 충격을 주어야 더 튼튼해지는 게 무릎이다. 물론 너무 무리하면 무릎도 상하겠지만, 천천히 달리기 정도의 운동으로 상하는 건 아니니 걱정 말고 달려도 된다.”

안철수 대표가 의사 자격으로 명쾌하게 설명을 하니 속이 시원할 지경이다. 안 대표는 우울증 치료에도 마라톤이 매우 좋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마라톤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라톤에 도전하여 인생이 바뀐 주인공 2명(이영미·안정은)을 본문에서 자세히 소개하였다. 두 여인은 마라톤에 입문하여 건강한 체력을 자랑하게 되었고, 책도 내고 유명 모델이 되고, 유명 강사가 되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물론 이분들처럼 마라톤을 하여 유명한 사람이 되어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꼭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더라도 마라톤을 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며 정직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충만하니 활력이 넘치게 되는 삶 자체가 인생이 바뀌는 것 아닐까. 마라톤에 풍덩 빠진 사람들은 다 체험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몇 년 안 되었지만, 나는 16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으니 마라톤 경력만 치자면 나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마라톤의 위대함을 설파하고 있다.

철인3종 경기를 하는 이영미 작가의 저서 『마녀체력』 50 페이지에 실린 글도 인용한다.

“달리기는 운동복과 운동화만 착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비만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이며 내장 기관이 튼튼해지고 이런저런 잔병치레 극복에도 좋다. 관절에 안 좋을 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오히려 달리기를 하면 허리와 발목, 무릎 근육이 강해진다고 한다. 뼈에 가하는 지속적인 자극은 여성에게 치명적인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영미 작가가 달리기와 무릎 관절에 대해 이렇게 명쾌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를 정리해서 말하면, 무릎은 열심히 달려서 망가지는 것보다는 운동 부족으로 망가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내가 60년 가까이 살아오며 16년 동안 달리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건강의 3대 척도’는 세 가지 기능, 즉 심폐기능·하체근력·혈액순환이다.

이 세 가지 기능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고, 하나로 맞물려 있다. 즉, 심폐기능이 좋으면 하체근력도 좋고 혈액순환도 잘 되는 것이고, 반대로 심폐기능이 안 좋으면 하체도 부실하고 혈액순환도 문제가 된다. 심폐기능과 하체근력, 그리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마라톤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저런 운동을 해봤지만 마라톤이 최고더라”라고 말하는 주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마라톤이 모든 운동 중에서 ‘끝판왕’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마라톤을 한다고 해서 꼭 풀코스를 뛰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 시간 달리기(10km 정도)만 꾸준히 해도 건강은 좋아지게 되어 있다. 한 시간 달리기를 1주일에 5일만 꾸준히 하면 건강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특히 술이나 담배 혹은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사람, 배 나온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한 달만 꾸준히 달리기를 해도 자신의 체력과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것이다.

심폐기능이 곧 체력이고 건강이고 면역력이고 국력이다.

다시 말하면 ‘심폐기능 = 건강 = 체력 = 면역력 = 국력’의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19가 창궐하는 바람에 국민들 일상이 무너지고 있는데, 마라톤을 꾸준히 하고 체력을 다져놓은 사람들은 전염병에도 확실히 강하다. 체력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체력이 건강인 것이다.


마라톤(달리기)을 꾸준히 하면 뇌졸중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에 좀처럼 걸리지 않을뿐더러 암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 1/3이 암으로 사망한다는데,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달리기를 권한다. 꾸준히 마라톤을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심장이 튼튼해지기 때문에 돌연사, 심정지 사망, 심장마비 사망, 심근경색, 협심증 등으로부터도 거의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

마라톤(달리기)이 단순하고 재미없는 운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마라톤을 해보지 않아 마라톤의 효능을 모르기 때문이다. 뛰기 시작하면 우리의 심장도 같이 뛰기 때문에 심장에서 힘차게 피를 펌프질하여 온몸 구석구석으로 피를 힘차게 보내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되는 것이다. 마라톤처럼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는 운동이 어디 있단 말인가. 혈액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여기저기 몸이 아파오고 병에 걸리는 것 아닌가.


알고 보면 마라톤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운동도 없다. 무릎이나 발목에 심각한 이상이 있거나, 허리가 너무 안 좋거나, 심장이 너무 약하거나, 혈압이 너무 높거나, 혈당 수치가 너무 안 좋거나, 체중이 너무 나가는 사람 빼고는 누구나 달리기를 할 수 있다. 즉 특별한 기저질환만 없다면 누구나 마라톤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60대에도 70대에도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다. 그저 걷는 속도보다 조금만 더 빠른 속도로 천천히 달리면 되는 것이다.

마라톤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동네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여 회원들과 같이 달리는 것이 좋다. 특히 초보 마라토너라면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여 고수들 조언을 듣고 같이 달리면 훨씬 빠르게 마라톤에 적응할 수 있다.

하루 중 언제 달리는 것이 좋으냐 하면, 자신이 제일 편한 시간에 달리면 된다. 나처럼 새벽형 인간이면 새벽에 달리고, 저녁에 시간이 되면 저녁에 달리면 되고, 대낮에 달리고 싶으면 대낮에 달리면 된다. 다만, 한여름 대낮에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달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니 피해야 한다.

달리기 첫날은 운동장 한 바퀴 달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운동장 한 바퀴를 매일 달리다 보면 점점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며 달리는 재미에 풍덩 빠지게 될 것이다.

모든 행위는 자꾸 하면 실력(기술)이 늘게 돼 있다. 즉, 술도 자주 마시다 보면 주량이 늘고, 도둑질도 자꾸 하다 보면 기술이 늘고, 거짓말도 자꾸 하다 보면 늘고, 연애도 자꾸 하다 보면 기술이 늘지 않던가?


마찬가지로 마라톤도 매일 하다 보면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서 종당엔 풀코스까지 달리게 되는 것이다. 매일(자주) 달리다 보면 운동장 한 바퀴 달리기가 풀코스 완주라는 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운동장 한두 바퀴 달리는 것으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 달리기는 한 시간(10km) 달릴 실력만 돼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충분하니 굳이 하프코스, 풀코스까지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 그런데 사실 이 말이 현실적이지는 않다. 무슨 말이냐 하면, 10km 달릴 정도의 실력이 되면 하프코스를 달려보고 싶다는 욕망을 억누르기 힘들다. 하프코스를 정복하면 그 다음은 대망의 풀코스를 노리게 되어 있다. 풀코스를 자주 뛰고 마라톤에 미쳐버릴 정도가 되면 풀코스도 성에 차지 않고 100km 울트라 마라톤에도 도전을 하게 되고, 100km 울트라 마라톤도 성에 차지 않아 6박7일간 달리는 사막마라톤이나 국토종단마라톤에서도 도전하는 것이니 인간의 욕심(도전정신)은 끝이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저 10km만 달리기를 바란다. 10km만 달려도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 이상의 거리를 달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다리 부상에 시달려야 하고 너무 고생을 한다. 특히 늦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목표를 10km 완주까지만 잡고 그 이상은 욕심을 내지 않기를 바란다. 10km 달리기는 그리 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고, 부상의 위험도 거의 없이 즐겁게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0km 달리기를 만만하게 봐서는 큰코다친다. 10km를 완주하려고 해도 열심히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고통을 즐기려는 마음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들만 하프코스, 풀코스에 도전하면 되겠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마라토너라고 하면 믿지를 않는다. “대체 그런 몸집으로 어떻게 마라톤을 한단 말이오? 당신이 마라토너라는 걸 믿을 수 없소.”라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꾸준한 새벽 달리기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한겨울에도 새벽 4시에는 어김없이 일어나 달리러 나간다.

산골마을에서 가로등도 별로 없는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달리다 보면 소똥이나 개똥, 고양이똥도 밟을 때가 있다. 멧돼지랑 달릴 때도 있고 들개랑 달리기도 한다. 또한 들고양이들과 달리기도 하고 노루랑 달릴 때도 있다. 달리다 보면 비나 눈을 맞기도 하고 새벽이슬을 맞기도 한다. 거센 폭풍과 맞서기도 하고 천둥번개나 벼락이 칠 때도 있다. 새벽에 한참을 달리다 보면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도 한다. 간혹 밤에 달릴 때는 휘영청 떠 있는 달을 보며 달린다. 달리기처럼 자연과 하나가 되는 운동도 없는 것이다.

달리는 시간은 오롯이 사색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글쓰기 구상도 달리면서 한다. 달리면서 글의 얼개를 짜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달리면서 사업 구상을 한다. 달리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된다.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라는 두 권의 훌륭한 책을 쓴 남궁인이라는 젊은 의사가 있다. 남궁인은 전쟁터와 같은 아비규환의 병원 응급실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수많은 응급환자들을 돌보는 응급의사인데, 응급실 근무가 끝나고 비번 날에는 달리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남궁인 의사는 자신의 저서 『만약은 없다』에서 자신의 달리기 생활을 말하고 있다. 자신은 달리기 코스를 정해놓고 달리는 일이 없고 그날그날 마음 가는 곳으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달린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새로운 광경을 보는 자신의 달리기는 지루할 틈이 없다고 한다. 달리는 거리는 대체로 10km 안팎이라고 한다.

남궁인 의사는 잿빛 벽만 자신을 노려보는 헬스클럽 러닝머신을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한다. 그것은 햄스터가 쳇바퀴를 아무 의미 없이 달리는 것처럼, 전혀 창의적인 영감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내 생각도 그러하다.


마라톤이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정작 마라톤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마음속에 깊은 슬픔이 있는 사람들이나 한이 맺혀 있는 사람들 그리고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이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은 당장 운동화 신고 나가서 달리시기 바란다. 그냥 달리지 말고 미친 듯이 달리시기 바란다. 그러면 어느새 슬픔, 한, 스트레스 그리고 우울증이 치유되고 몸도 건강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다.

꼭 마라톤이 아니어도 좋다. 다들 자신의 체질에 맞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열심히 해서 건강한 삶을 누리시기 바란다. 수영도 좋고 라이딩도 좋고 아파트 계단 오르기도 좋고 줄넘기도 좋다.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무슨 운동이든 매일(1주일에 5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하게 늙어가야 나라에도 폐를 덜 끼치고 자식들에게도 폐를 덜 끼치고 배우자에게도 폐를 덜 끼치는 것 아닌가.

나는 ‘전 국민 매일 한 시간 달리기 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불처럼 번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 국민이 날마다 한 시간씩 달려서 건강해지고 환자가 확 줄어 문을 닫는 병원이나 약국이 속출하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누가 내게 마라톤(풀코스)이 뭐냐고 묻는다면 “마라톤은 아이 낳는 것이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보다 더 정확한 비유는 없겠기 때문이다.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아이가 배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엄청난 아픔을 겪지만 일단 아이가 고고지성呱呱之聲을 터트리며 배에서 나오는 순간 고통은 끝나고 짜릿한 희열이 찾아온다. 풀코스를 뛸 때 30km 이후에는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면서 달리다가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천하를 얻은 듯한 짜릿한 희열을 맛본다. 이 맛에 중독되어 자꾸 풀코스를 뛰는 것이다. 그러니까 극심한 고통이 끝나는 순간 짜릿한 희열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마라톤과 아이 낳는 것은 똑같다는 것이다.

어떤 여성 독자가 나에게 “당신이 아이를 낳아봤소?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는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참으로 무엄하오.”라고 따진다 해도 할 수 없다.

나는 풀코스를 32번 뛰었으니 아이를 32명 낳은 셈이다. 앞으로 아이를 30명은 더 낳고 싶다! 지금까지 15년간 40,000km를 달렸고, 앞으로 남은 인생 90,000km를 더 달려 130,000km를 채울 때쯤 내 생명의 불꽃도 꺼질 것이다.


투박한 글을 잘 정리해 출간해준 〈해드림출판사〉 편집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원고 정리를 도와준 딸 선미에게, 그리고 내가 무릎 다칠까 봐 마라톤 하는 걸 극구 말리면서도 마라톤 대회에 나갈 때마다 보신탕을 끓여주며 힘을 준 아내 은숙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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