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물에 빠지는 꿈 해몽을 검색해 보니 어젯밤 내가 꾼 꿈과는 다소 동떨어지지만 대체로 부정적 해석이 보였다. 하지만 어젯밤의 내 꿈은 부정적으로 해석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책이 물에 빠지는 꿈이었는데, 책 안 팔리는 거야 거의 일상처럼 겪어온 일이어서 아무리 흉몽이라 해도 그것은 책이 안 팔리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다른 책보다 좀더 기대감을 갖는 책이라 이 책이 안 팔리면 그만큼 실망은 클지 모른다.
아무튼 출판사를 15년 동안 하면서 우리가 만든 책이 꿈에 나타나기는 처음이다. 꿈의 내용은 이랬다.
분위기가 어두운 듯한 호숫가인데 물가의 길에다 책을 잔뜩 쌓아두었다. 어제 서점에 입고한 이명지 에세이집 [육십, 뜨거워도 괜찮아]이다. 이 책은 서점에서 오늘부터 판매를 시작하는데 꿈에서도 새 책 그대로였다. [육십, 뜨거워도 괜찮아] 옆에는 민혜 수필집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가 어렴풋이 쌓여 있었다. [육십, 뜨거워도 괜찮아]의 뒤 표지글이나 뒷날개에는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한 권만 소개를 해두었다.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도 내게는 사연이 좀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길이 기우뚱거리며 움직이는 듯하더니 쌓여 있는 책이 물로 미끄러져 둥둥 떠 있는 것이다. 나는 당황하여 우리 편집장에게 책이 물에 빠지는데 신경도 안 쓰고 뭐하냐며 나무랐다. 다른 직원들도 멀찌감치에서 뭘 하느라 책이 물에 빠지는 줄도 모르는 거 같았다.
어떻게든 나는 책을 꺼내려고 도구를 찾았다. 나는 물속으로 들어갔고, 도구를 가지고 물에 떠 있는 책 쪽으로 이동하는데 어디서 왔는지 스쿠버들이 책을 모두 건져 내고 없었다. 물도 모두 빠져 진흙만 남아 있었다.
쌓여 있는 책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간다면 그것은 내가 15년 동안 소망한 일이다.
내가 60대이고, 나의 육십대를 당당하게 드러내게 해준 책이 [육십, 뜨거워도 괜찮아]이다. 60대를 살고 있는 여류 수필가가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60대를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50대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60대로 들어서자 나는 내가 60대라는 걸 거의 밝혀본 일이 없다. 어쩐지 60대라고 하니 늙었다는 뉘앙스가 확 풍겨 와서다.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꿈도 이루지 못해 60대라는 인식 없이 묵묵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이명지 수필가의 [육십, 뜨거워도 괜찮아]를 만나면서 내게 60대는 한창 일하며 꿈꾸며 사랑해도 되는 당연한 나이로 다가왔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2542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