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개고기 먹는 곳 한국·중국뿐…동물권 인식 높여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첫 언론 인터뷰에서 개 식용 종식을 꺼냈다고 한다. 김건희 여사는 13일 공개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며, 보편적인 문화가 선진국과 공유돼야 하는 이유는 한국에 대한 반정서를 가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물권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끌어올릴 구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해 정책을 만드는 등 현실화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동물 학대와 유기견 방치 문제, 개 식용 문제 등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동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고 그러면 많은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개와 고양이를 손수 키우는 일이 낭만적일 수만은 없다. 특히 7마리를 돌보는 건 중노동"이라며 "사실 남편보다 제가 더 바쁜 때도 있었다. 그땐 대통령께서 더 많이 돌보셨다. 유기견들은 용변을 집밖에 나가 보는데 남편이 살뜰하게 챙겨줬다"며, "저희 부부는 반려동물이 자식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앞집 백구이 기사를 읽고 나니 며칠 전 일이 떠올랐다.
홀로 생활하는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연휴를 맞아 시골에 내려와 있었다. 요즘은 다소 뜸하긴 하지만 수년 전만 해도 여름이면 자주 들었던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개장수의 ‘개 팔아요, 염소 팔아요.’ 하는 외침이었다.
어머니 집은 마을 안쪽인 산 아래 있다. 마을 중심부인 마을 회관에서 골목을 따라 거슬러 올라온다. 우리 앞집은 개방된 대문이다. 그래서 골목으로 들어선 차들이 앞집 마당으로 차량 꽁무니를 들이밀고 돌려 나오곤 한다.
앞집에는 큼직한면서도 순둥이인 백구가 대문 가까이에서 기거를 한다. 평소 짖는 일이 별로 없지만, 길고양이들이 자신의 밥그릇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사납게 짖어대곤 한다. 그런데 ‘개 팔아요’ 하는 소리를 듣더니 비명인 듯 울음인 듯 이상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겁에 질려 소리치는 거 같았다. 평소 자신이 짖는 소리가 아니었다. 개장수 차량이 자신의 마당으로 들어서 차를 돌리려 하자 백구의 이상한 소리는 극에 달했다.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순둥이 백구문득 ‘동물적 감각’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녀석은 순간적으로 개장수 차량이란 걸 알아챈 것이다. 저 사람한테 끌려가면 죽음을 맞이한다는 걸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아챈 듯하였다. 마침 집주인은 없었고, 개장수 차량은 백구 집을 스쳐 차를 돌려 골목을 빠져나갔다. 그제야 백구는 그 이상한 소리를 멈췄다. 개들은 겁에 질리면 오줌을 싼다. 모르긴 해도 백구 역시 그랬을 것으로 짐작했다. 만일 주인이 백구가 이상하게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어땠을까 싶었다.
개는 인간의 심리를 가장 잘 파악하는 동물일 것이다. 사람을 개만큼 따르는 동물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에는 보신탕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개장수도 ‘개 팔아요’를 외치며 시골 마을을 돌아다닐 것이다. 난생처음 들어본 백구의 이상한 울음, 개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였다.
오래 전 일이다. 이웃마을에서 어떤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고사였다고 하였다. 마을 사람이 자신의 산에 커다란 나무를 베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무를 베다가 쓰러지는 그 나무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분은 몇 달 전 자신의 집에서 오래 키우던 개를 원시적인 방법으로 잡아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떤 생명이든, 생명을 잔혹하게 빼앗으면 그 나쁜 기운이 자신에게 화로 미칠 수 있다. 동물을 학대하는 일, 생명을 경시하는 일은 자신의 삶을 위해 지극히 조심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가 말하는 국민이 ‘동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독서를 통해 인식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해드림에서는 그동안 여러 권의 반려동물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책은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이다. 박광택 화백이 자신의 신비로운 그림과 함께 반려동물 ‘소라’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부부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중견화가 박광택, 하지만 그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대신 청각도우미견 ‘소라’가 꼭 일어나야 할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손님이 누르는 초인종, 급하게 울리는 핸드폰 메시지 등등 소리를 배달해준다. 청각도우미견 소라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보내준 가족, 8년이 지난 후 끝내 이별을 겪게 되지만 바닷가 소라의 고동처럼 긴 여운이 담긴 이들의 아름답고 가슴 시린 이야기를 묶은 책이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이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이라는데 이런 보석 같은 책이 묻히는 사회가 그저 아쉬울 뿐이다. 소라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박광택 화백이 늘 기도하는 성모님상 앞에서 소라도 멍하게 앉아 기도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청각도우미견 ‘소라’를 만나면서, 소라와 함께한 그 세월들 사이로 ‘화가 박광택’의 가슴엔 빛이 들어오고, 소리에 대한 갈망이 아닌 구속으로부터의 자유와 사물에 대한 사랑이 들어왔다.
청각도우미견이라기보다 자신의 친구요 벗이었던 소라가 너무나도 그리운 박광택은, 애써서 소라가 자신에게 남겨주고 간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오늘도 붓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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