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을 마무리 하며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보다
세월이 참 빠르다. 두메산골 중학교에 첫 출근 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십여 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정년이다. 올해 가을부터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려고 한다. 막상 교직을 떠나려고 하니 섭섭하기도 하고 시원하다. 고마운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들 덕분에 그동안 큰 허물이나 잘못 없이 마칠 수 있어 다행이다.
교직을 마무리하면서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글을 쓰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던 중 ‘일상의 글쓰기’ 반에 들어가 이훈 교수님을 만났다. 그는 “글쓰기를 잘하려면 늘 써야 한다. 말하듯이 써야 한다. 오감을 직접 느끼는 것처럼 구체적이라야 좋다. 글의 교훈적인 성격은 이 구체성에서 나온다. 여러 측면을 고려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평소 내 생각과 같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면 쉽게 되지 않는다. 수업은 수강생이 써 온 글을 놓고 이뤄진다. 그 말에 귀가 솔깃했다. 자기 글로 공부한다는 것이 독특했다. 강의법이 맘에 들었다. 내가 쓴 글을 직접 지도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편씩 쓴 글을 카페에 올렸다.
코로나 시대라 비대면 인터넷 강의다. 교수님은 내 글을 꼼꼼하게 읽고 고쳐 주었다. 문장이 어법에 맞지 않거나 표현이 어색한 것을 빨간색 글씨로 바꾸어 보내 주었다. 그것을 보면서 내 한국어 실력이 이 정도인가 실망하기도 했다. 매주 한 편씩 쓰는 것도 어려웠다. 이제는 좀 익숙해져서인지 예전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글쓰기가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라면 나는 산언저리에서 지금도 헤매고 있다.
전남문화재단 지원 선정…나를 객관화 하다
원고가 쌓이자 책을 내려고 전남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문학 분야에 응모했다. 그동안 써 두었던 수필 몇 편과 출판 계획을 자세히 써서 보냈더니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왔다. 다른 기관에서 출판 보조금을 받는 것이 처음이라 기쁘다. 원고를 보충하려고 몇 편을 더 쓰고 예전에 써 두었던 학교혁신 이야기를 더했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고 이삼 년 동안 모아 두었던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내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람은 다양하므로 이 책으로 나를 다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가끔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교수님은 “나를 객관화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내로남불이 판치는 이 시대에 나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어렵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이 시대 교직자의 고민을 조금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학교 변화에 관심 있다면 내 글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1부에서는 가족 이야기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았다. 2부는 교직 생활하면서 취미 활동과 건강관리 하면서 느낀 점을 썼다. 3부는 산을 좋아해서 자연과 어울리는 생활을 그렸다. 4부는 교직 생활 중 만난 고마운 사람들 이야기다. 5부는 학교 문화를 바꾸는 혁신 실천 사례다. 6부는 여행기와 사회 현상 이야기다. 원고를 정리하고 출판사에 넘기려고 하니 수영장에서 옷을 벗고 물에 뛰어드는 것 같다. 맨몸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하지만 정년퇴직하면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 중에 글쓰기 계획이 있다. 더욱 노력해서 좋은 글을 쓰고 싶다.
https://youtu.be/5sCCzbxZq1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