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어머니 바느질, 울컥한 아들

by 해드림 hd books

60대 아들 단추를 다는 90세 어머니 바느질, 울컥한 아들


90세 어머니의 바느질이 경이롭다.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언제 보았을까…. 어머니가 한참 당신의 책 [어머니,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를 읽고 있을 때, 거실을 서성거리던 내가 허리를 잠깐 굽혔다 폈더니 양복 단추 하나가 툭 하고 떨어졌다. 이를 본 어머니가 어서 옷을 벗어 달라고 하였다.


괜찮다 해도 어서 벗어달라며 성화였다. 조카가 가져온 반짇고리에서 어머니는 바늘을 찾아 금세 실을 뀄다. 단추 달 자리를 살피기 위해 실을 꿴 바늘을 당신 가슴께 옷에다 꽂아두는 모습은, 오랜 세월 자식들 옷을 바느질하며 벤 습관일 것이다. 그런 당신 모습이 정겹기도 하거니와 90세 어머니가 아닌 예전 ‘엄마’를 보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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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아들의 옷을 매만지며 바느질하는 90세 어머니, 안경도 없이 작은 단추 구멍을 찾아 바늘로 찌르고 빼며 늙은 아들의 단추를 달고 있는 어머니를 지켜본다는 게 내게는 커다란 감동이었다. 어느새 내 눈가도 갈쌍해졌다. 단추가 어머니 앞에서 우연히 떨어졌을까 싶다. 어머니에게 마음을 더 쏟으라는 신의 뜻인지도…


아무리 시력이 좋다 해도 혹여 손이라도 찔릴까 지켜보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어머니는 마지막 매듭을 지으며 능숙하게 입으로 실을 잘라냈다. 실을 자른 후에도 단추가 제대로 달렸는지 섬세하게 살폈다. 단추 하나 다는 데도 어머니는 정성을 다하였다. 어머니 90세 생신 선물로 준비한 책을 나는 저리 정성스럽게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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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달아준 단추를 살펴보았다. 단단히 훌쳐 매단 단추에서 어머니의 든든함이 느껴졌다. 나는 어머니의 이 든든함으로 60 평생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어머니가 살아계신 그 자체로 축복이라고들 한다. 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효자 정도 되는 줄 안다.


하지만 자식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쥐구멍을 찾고 싶을 뿐이다. 어머니라면 껌뻑 죽는 형이 살아 있다면, 지금 어머니 삶은 천배 만배 더 행복하였을 것이다. 어머니의 미소가 한 번도 되어 보지 못한 삶, 나는 늘 하느님께 기도한다. 어머니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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