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시골집에서 어머니랑 보내는 중이다. 2022년 한 해 마무리는 어머니와 지내면서 하기로 마음먹었다. 며칠 동안 90세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받다 보니 배가 자꾸 나온다. 몸 무게도 2kg 정도는 오른 거 같다.
마을 앞 논은 간척지이다. 이 간척지에서 나온 쌀로 밥을 지어 석 달만 먹으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살이 그만큼 찐다는 의미이고 간척지 쌀이 그만큼 좋다는 의미인데 며칠 어머니랑 있으면서 내가 그 꼴이다.
나는 어머니와 오붓하게 보내고 싶은데 어머니는 자꾸 올라가라 하신다. 내가 없는 회사가 걱정이 되시는 것이다. 내가 없어도 편집장이 잘 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작업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니 별 문제가 없지만 어머니는 그 사정을 모르니 당연한 걱정이다. 60을 넘게 살아도 사실 어머니와 둘이 일주일 정도 시간을 보내본 기억이 없다. 서울에 있으면 늘 전화를 붙들고 살지만 어머니 곁에 있으니 아무런 걱정이 없다.
특별히 시장을 본 것도 아닌데 어머니는 대충 차려도 밥상이 푸짐하다. 텃밭에서 나오는 채소며 제주에서 친척이 보내준 생선이며 이웃이 마을 앞 개펄에서 잡아다 준 갯것이 반찬으로 올라온다. 짠 음식을 먹어도 짜게 느껴지지 않는 어머니의 손맛에 배가 자꾸 나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