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여운을 시에 담았습니다*
1
지루해, 지겨워...
'난 뭐예요? 왜 여기 왔어요? 왜 여기에 있어요?'
허공에 던지는 물음표, 오늘도 신은 그저 침묵 중...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딱 죽지 않을 만큼의 그런 날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떠밀려 껍데기뿐인 하루를 버텨내요
뭉크의 그림 같은 내 안의 비명을 웃는 가면 속에 감추고
살아있는지도 모를 만큼, 숨 쉬고 있는지도 모르게... 겨우
2
어제와 오늘이 다를 게 뭐죠, 사는 게 겨우 이게 다예요?
그저 참고, 견디고, 언젠가 끝나길 무작정 기다리는 것?
추워요, 속이 텅 빈 채 나는 왜 한 번도 채워진 적 없이 허허로운지
재고 따지는 사랑 따윈 필요 없어요, 나를 추앙해요 가득 차오르게
내가 나여서 벅차오르게, 사랑 그 이상의 것으로 날 채워줘요 제발
당신도 나도 더 불행하지 않기 위해, 죽은 겨울을 끝내고 봄이 되기 위해
3
나를 가둔 감옥의 열쇠를 내 안에 숨겨둔 이의 깊은 뜻을 믿어볼게요
해방은 벗어나는 게 아니라 나의 폐허에 풀 한 포기라도 심는 안간힘
거룩한 구원의 기도 대신 그저 하루, 딱 한 걸음만 더 가보자는 다짐
나를 괴롭히던 고통의 환영을 두려워 말고 기꺼이 환대해주려는 용기
4
단단했던 껍질에 금이 가고, 그 틈으로 빛이 스며들면
몇 초의 행복을 몇 분의 행복으로 조금씩 늘려가면서
무엇으로 채우지 않아도 오롯이 나로서 충만한 날들을
등 돌리고 싶던 이 힘겨운 삶을 끌어안고 살아가볼래요
'아무래도 나, 미쳤나 봐요... 이제는 내가, 참 사랑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