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시절인연>
고운 꽃 피우는 것만 사랑이겠니
같이 시들어 떨어지는 게 사랑이지
그 봄날의 눈빛이 깊이 박혀 아팠다
젖은 머리로 잠들지 마
슬픈 꿈을 꾸면 어떡해
그 걱정이 너무 따뜻해 오래 추웠고
긴 머리를 자른 후에도 꿈이 젖었다
자다 깨면 흐느껴 울던 밤마다
전하지 못할 말을 쓰다 지웠다
불을 켜봐도 사라지지 않던 어둠
참 깊고 참 길었던 이별을 건넜다
계절이 몇 번 바뀐 후, 오늘
네게 온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냥 그걸로 충분했다
너의 이름을 삭제했다
기억의 빈 집 무너진 폐허에
혼자 서성이던 나를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