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무가 말을 걸었다>
그냥 듣기만 해 비밀을 말해줄게
나의 깊은 뿌리는 우주의 CCTV야
울며 걷다 주저앉아 물어뜯던 손톱
지나가던 길고양이에게 길을 묻던 밤
놀랐지? 아무도 못 봤다 생각했겠지만
나의 가지들은 공중으로 뻗은 안테나야
쉿! 위장한 잎사귀를 떨군 겨울은 위험해
가지 사이 허공을 바라보며 혼잣말하지 마
우주설계자에게 오늘도 너의 슬픔을 전송했어
믿어져? 저 많은 나무들이 왜 여기 존재하는지
너는 나를 너무 모른다 그저 나무라고만 알지
꽃 한 송이에 담긴 영원을 모르고 살아가듯이
너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가 나인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