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핑백 속에 누워 바라보는 별빛
지붕 없는 밤의 품이 깊고 아늑했다
지켜야 할 게 더 잃을 게 없어지니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놀랍게도
나는 나로부터 멀리 도망치고 싶었나
나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났던 건가
묵언의 경전을 외우며 걷고 걷다가
어둠에 발자국이 지워질 때쯤 멈춰
온종일 날 짓누른 등짐 속에 숨었다
어느새 곁에 와 누운 바람이
후 후 귓속에 몰래 속삭였다
넌 아직 멀었다
사람이 되려면
넌 아직 멀었다
얼마나 더 가야 끝에 닿을까
걸음이 숨인 저주에 걸린 듯
꿈에서도 나는 먼 길을 걸었다
날아가던 새가 다꾸미, 다꾸미
암호 같은 울음을 떨구는 사이
깨어나고 싶었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나를 흔들던 바람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온 길만큼 걸어 돌아가야지
더듬더듬 네가 있는 집으로
달팽이가 된 꿈을 꾸었어
난 죽을 힘을 다해 걸었어
난 죽을 힘을 다해 살았어
단단해진 내 등을 어루만지며
너는 따뜻하게 위로해 주겠지
괜찮아
다 꿈이야
울지 마
다 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