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고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걱정을 창조하여 만들어내고 걱정에 흠뻑 취하는 일을 곧잘 만들어 내곤 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정하고 가정하여 상상하며 분노를 일으키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 중 가장 위험하고 쓸모없는 것이 이런 유형의 걱정이며 이에 따른 가상의 분노이다.
이것은 조금 더 나아가면 조현증세와 같으며 불안과 합쳐져 공황장애까지 불러올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고 학습하는 차원의 정보취득을 목적으로 했다면 한두 번쯤은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이런 유형은 스스로를 분노의 중독으로 빠뜨린다.
아이가 만약 괴롭힘을 당한다면? 이란 가정으로 시작한 상상걱정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는가?
종국에는 아이가 정신과를 다니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학교폭력위원회를 소집하고 가해자를 퇴학시키고 아이의 부모들과 진흙탕 싸움을 하고 사과하지 않는 모습에 뻔뻔함을 느끼고 가정이 망가지고 아빠가 장관이 되지 못하는 모습에 이르러서야 상상을 멈춘다.
이는 사실상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을 나의 내면으로 끌어들이곤 스스로의 정신을 파괴하는 상상법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유형의 상상으로 빠져 들어가는 입구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러한 형태의 상상분노는 그만둬야 한다는 신호를 스스로에게 보내야 한다.그러한 상상걱정과 분노의 초입에 진입하려는 스스로를 애써 의식적으로 말려야 한다.
교통사고
주차시비
층간소음
학교폭력
공동주택 흡연문제
술자리에서의 시비등은 우리를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가상의 미래 트라우마이다.
뉴스가 이렇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겪어 보지 않은 사례의 가장 극적인 단면들을 조합하여 나의 사례로 만들어내는 소설적 불운의 과정을 학습하고 수십 배의 분노를 응축하기를 반복한다. 이는 신체가 공포에 젖는 호르몬을 흠뻑 배출하게 하고 이런 물질들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몸을 병들게 하는 다양한 요소가 된다.
상상력이 뛰어나면서 부정적이며 파괴적인 상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증폭되고 탄력이 붙어 나가는 부정적인 상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은 손쉽게 몰입을 부르며 점점 심장을 옥죄고 호흡을 가빠지게 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면 화병이 나거나 고혈압을 동반할게 뻔하다.
나는 한문철 TV 영상을 즐겨보는 사람이다. 나에게 당장은 일어나지 않은 교통사고나 케이스에 대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상상하고 어떻게 하면 그 상황에서 상대를 골탕 먹일 수 있을지를 혼자 상상하곤 했다. 그 상상이 과해지다 보면 혼잣말로 욕을 하기도 해 스스로 깜짝 놀라곤 했다.
언젠가는 이런 분노를 자아내고 만들어내는 상상을 반복하다 보면 망상에 시달리거나 정말 충동적인 순간이 오면 내가 상상했던 일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곤 했다. 주차 자리를 맡는 사람을 차로 쳐버린다던가 하는 영상에 사이다라며 댓글을 달고 싶은 충동은 머지않아 당신이 그러한 상황에 쳐했을 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층간소음의 피해자가 되면 어쩌지?
위층에 아이들이 밤늦게 뛰고 층간 소음이 심하면 어떻게 하지?
처음에는 가서 말로 해야 하나?
10시 이후에는 뛰지 말라고 읍소해야 할까?
층간 소음 복수용 스피커를 사야 하나?
이러다가 결국은 뉴스에 강력 사건으로 나는 건 아닌가?
하는 망상으로 이어지곤 했다.
부정적인 대상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판에 박힌 대책으로는 명상과 책 읽기를 내세울 순 있겠지만 그건 현실적이지 못하다.
마음의 평안을 얻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알고리즘'의 추천을 피해 보는 것이었다.
나는 의식적으로 '분노를 조장하고 확산하는 영상'을 보지 않으려 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확실하게 개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그러한 생각에 빠져들 때마다 게임을 하거나 노래를 듣거나 하는 식으로 다른 외부의 자극을 유입시켰다.
상상하여 걱정하고 분노하기의 메커니즘의 연계를 깨버린 것이다.
1) 시각적으로 보거나 듣는 자극 발생
2) 나의 미래 사례에 대입하여 상상을 시작
3) 상상에 몰입하여 분노
4) 응어리진 기억과 분노를 가지고 다른 영상을 시청
나는 위의 4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었다. 그로 인해 남은 것은 약간의 교통 소송에 대한 상식과 인간에 대한 혐오와 분노뿐이었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하고 살아도 인생은 짧다.
스스로를 고난에 빠뜨리는 걱정을 창조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