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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Mar 03. 2023

14. 인간관계로부터 멀어지기

리셋_출간_나의 인생을 바꾼 습관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의 문장을 써두고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일인가 싶어서 이다. 

부모, 형제, 친구, 지인 모두를 버리고 멀리하라는 이야기가 아닌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스스로 고립되라는 이야기도 아니거니와 적당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라는 더 불가능하고 와닿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간사의 대부분이 인간관계라는 것을 비추어 본다면 한두 페이지의 지면으로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못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겠다. 


나는 불필요하게 엮여있던 관계의 사슬로부터 자유로워 지기로 했다. 


1. 단체로부터 멀어지기

동문회 활동을 끊었다. 

총동문회와 기수 동문회에 기웃거리며 오랜 기간 활동한 적이 있었다. 

나의 사업에 도움이 되거나 그 커뮤니티 안에서 안정감을 찾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착화된 인간들은 어릴 때의 순수한 모습과는 다르게 영 실망스러운 모습들만 보여주곤 했다. 사기 사건이나 불륜도 간혹 일어났고 세상 사는 것과 같은 모습을 매년 확인하는 것이라면 굳이 그 안에서 세상을 다시금 겪어낼 필요도 없었다. 

어느 학교 출신이라는 말을 내 인생에서 지우기로 했다. 


2. 사회와 직장에서의 악연으로부터 멀어지기

연락이 되건 안되건 직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나의 정신세계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그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내가 당한 고통과 그들의 비 상식적이며 소시오패스스러운 면모에 대해 널리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한 습관은 결국 그때의 감정과 분노를 십여 년이 지나도록 잊히지 않게 했다.

나는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의 사슬로부터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잊기로 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나 험담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어느 회사에서 어떠한 일을 했고 어떤 사건에서 이러이러한 사람을 만나 이러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과거의 빌런들을 잊고 앞으로의 일들만 생각하기로 했다. 

  

3. 친구들로부터 적당한 거리 두기

나는 소수의 친구들에게 각별한 편이었다. 

사실 크게 주고받은 게 없다 해도 그들은 나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가족과 같은 친구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에게 때가 되면 전화를 돌리고 얼굴 한 번 보자는 약속을 반복하는 건 항상 내쪽이었다. 

10번을 전화하면 1번 전화가 올까 말까 했지만 그건 친구들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다만 나의 기대치가 친구들보다 조금 과했다는 측면을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이제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보고 싶다면 언제 한번 약속을 잡고 가서 만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기로 했다.      

나는 매여 있는 관계를 가볍게 느슨하게 하거나 풀어서 없애버렸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친구들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대신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먼저 연락을 하는 일도 아예 없애버렸다. 

무슨 일이 있다면 연락이 올 것이고 연락이 없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일 것이다. 


이러다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정답이다. 


시간이 더 흐르면 알겠지만 정말 주변에 남는 사람은 가족 이외에는 없다. 

이건 어디를 보아도 자명한 사실이다. 

당신의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 또한 언젠가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것이 섭리이다. 


주변의 잡음을 내는 사람을 멀리하고 없애야 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인연에 얽매여 쓸데없는 술자리를 기웃거리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에 여행을 떠나고 책을 읽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야 한다. 

그러고 살기에도 시간은 아깝고 아쉽기 그지없다. 


나는 나의 주변을 좋은 사람으로만 채우기로 했다. 


어느 날 아내가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평소에 절친해 보였던 누구 엄마와 더 이상은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연유를 따져 물으니 두어 가지로 정리가 되었다. 


첫째는 남편욕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점

둘째는 매사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점

셋째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꾸만 아내를 혼내고 핀잔을 주더라는 것이었다. 


이제는 적당히 핑계를 대며 만남을 줄이라 말해주었다. 

아내는 그러겠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이 좋아 모진 말을 하지 않는 아내의 입에서 절친했던 누군가를 더 이상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고 내심 놀랬다. 


인연을 슬슬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나만 느끼고 있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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