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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Mar 04. 2023

23. 통제하지 않으면 통제당한다.

리셋_출간_나의 인생을 바꾼 습관

나는 나에게 끌려다니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나는 시간이 없고 바쁘다는 이야기를 자주 주변에 하곤 했다. 

사실은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다지 바쁘지도 않았음에도 말이다. 

나는 그런 형태로 사람들에게 보이길 원했다. 

늘 바쁜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는 일종의 공식 같은 것에 얽매인 적이 있었다. 


나는 거꾸로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나를 돌아보았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여행유튜버를 알만큼 여행 컨텐츠를 찾아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볼 것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과거 영상을 전부 보고 나서는 그들의 영상 업로드 속도를 내가 앞질러 영상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 


요즘 다들 왜 이렇게 여행을 안 가고 영상업로드가 느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내가 시간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볼 영상이 없을 만큼 중독자의 삶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생각이었다. 


자작 캠핑카 만들기에 관한 콘텐츠에 빠져 끝없이 영상을 찾아볼때도 마찬가지였다.

알고리즘도 지쳤다고 생각이 들 만큼 같은 영상만 추천되었고 다른 카테고리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했다. 

전원주택을 짓거나 시골살이, 귀농, 미니멀리즘 브이로그에 관한 추천이 반복해서 뜨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디로 가는지는 결국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대중과 알고리즘이 정하는 건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관점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스스로 찾아서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어느 면에서는 착각일 수 있다. 

당신은 당신에게 보이는 것 중에서 만 선택을 한다.

보려고 하지 않은 것들 중에는 당연하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보기 싫거나 관심도와 흥미도가 낮은 것들도 선택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 

그게 나를 유익하게 하고 내가 가진 약점을 버리게 하는 일이다. 


나는 건강을 잃으면서 여행을 다니거나 캠핑카를 구입하고 캠핑을 다니는 일에 대해 완전히 마음을 접어버리게 되었다. 나는 추위에 너무나 취약한 몸을 가지고 있고 당분간은 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크게 깨닳았다.


굳이 따지자면 나에게 가장 필요한 영상의 알고리즘은 홈짐이나 운동하는 법에 관한 영상이었다. 

나는 나에게 가장 필요하지만 관심이 없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서 알고리즘에 추천을 받지 못했고 이러한 환경은 나를 더욱더 운동에는 관심이 없게끔 만들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나는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지 생각하고 검색창에 홈짐에 대해 검색해야 한다. 

그래야 운동이 추천될 것이고 자주 보게 될 것이고 분명 나의 흥미와 구미를 당기는 제목을 만나서 시청하게 될 것이다. 필요를 절감해야 운동화를 신고 헬스장을 갈 것이고 운동을 할 것이다. 

동기가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라. 동기는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유발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발생하기도 한다.


나는 어깨가 넓어지고 등에 멋진 근육을 가지고 싶고 체중을 늘리고 살을 찌우고 싶다. 

추위에 강해지고 싶고 텐트에서 자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가지고 싶다.

얼마 전부터 나가기 시작한 조기 축구회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가지면 분명히 보일 것이다. 찾아보게 될 것이다. 

흥미가 생기고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나는 매일 15개의 스쾃을 한다.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아들이 심심하면 “스콰트!”라고 외치며 나에게 달려온다. 

아들은 구령을 불러주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를 따라 스쾃을 하곤 한다.

처음에는 운동이라고 싫어하던 딸아이도 어느새 동참해서 함께 스쾃을 하고 있다. 

셋이서 나란히 스쾃을 하게 하는 건 억지로 만들어낸 통제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 아니었다. 

나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는 장난이라고 받아들인 아들의 자발적인 루틴은 나로 하여금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칠 때마다 스쾃을 15개 하게 만들었고 딸아이까지 구령을 외치는 오빠의 지위를 탐내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귀여운 아들딸과 함께 나란히 셋이서 스쾃을 하고 있는 우리 집의 모습에 왠지 모를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이만한 행복이 세상에 있을까 싶을 때가 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스쾃을 하자고 권유했다면 아이들은 귓등으로도 안들었을 것이다. 

하기 싫은 운동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거울을 앞에두고 혼자 15개의 스쾃을 했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았을 뿐이다. 

이러한 형태의 순수한 동기는 언제 까지 한다는 목표도 없고 그만둬야 할 시점도 모르지만 재미와 건강도 주고 추억도 가져도 준다. 


아이들은 아빠의 스쾃을 하는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운동에 참여했다. 

우리도 진정한 통제의 개념을 여기서 차용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나에게 새로운 일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면 흥미가 생기는 일은 반드시 생기고 만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객관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

새로운 자극을 부여해야 한다. 

그것이 나를 진정으로 통제하는 길이다. 

눈앞에 보이는 대로만 살게 되면 나는 통제당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게 된다.

나에게 새로운 것을 체험하게 해줘야 한다. 


스스로를 규율 속에 가두는 것을 통제라 하지 않는다. 

나의 오랜 관성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지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을 통제의 상태라 부르는 것이다. 

이를 자각하고 가끔씩 그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나를 진정으로 주체적이며 주관적인 삶으로 인도한다. 


내가 스스로를 가두고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면 영원히 나에게 종속되어 관성에 의해 살아가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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