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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Mar 04. 2023

22. 나의 일을 다시 사랑하는 방법

리셋_출간_나의 인생을 바꾼 습관

20년 전 과거의 나는 정말 멍청한 생각을 했다. 


그건 바로 내가 그토록 원하는 유형의 일을 찾았는데 그 와중에 해당 업종의 미래를 예단해 버렸다는 것이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나는 사무직과 현장직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광고업에 종사하고 싶었다.

소위 공고(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20대 초반의 사회인에게 광고회사에 취업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아주 작은 이벤트 행사 대행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물론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지만 이러저러한 사유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직종이었다. 

딱 거기까지 만족하고 그 일에 집중했더라면 오늘날 내가 이 책을 쓰는 일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당시의 대표인 상사는 나와는 상극인 사람이었고 사람이 싫으니 일도 싫어졌다. 

나는 내가 갖춘 본연의 성향과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업종의 사이에서 늘 불평과 불만에 휩싸인 채 무려 9년이나 그 회사를 다니고 말았다. 


그리고 참으로 애석하게도 20대 초반의 나이에 앞으로 내가 마흔 살 정도가 되면 광고업의 실무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이것이 내가 했던 정말 멍청한 생각이었다. 


나는 현재 이 업에 종사한 지 20년이 넘었고 여전히 필드를 누비며 일을 하는 중이다. 

만약 시대가 허락한다면 60살이 되어도 이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는 정말 잘못된 생각을 하고 말았다. 

당시의 그런 부정적인 생각과 일에 대한 원론적인 믿음의 부족은 다양한 핑곗거리들을 만들었고 나는 일에 몰입하지 못했다. 내가 그토록 원하는 직업이었는데도 말이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서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 20년을 보낸 것이다. 

그건 내가 만든 덫이었다.


코로나가 오고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면서 나의 일은 완전히 소멸한 듯 일감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온라인 쪽으로 전업하며 영역이 넓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래나 저래나 그 업에 몸담고 있다면 언제든지 기회가 온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언젠가는 이 일을 내가 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마치 내년이나 내 후년에라도 그 문제가 닥쳐오고 회사가 망할 것처럼 굴곤 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당신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이고 나만이 해결하려 하는 문제이니 그 솔루션을 찾아내게 된다면 나에게 지분을 배당하거나 내가 혼자 나가 회사를 차리는 게 좋을 것이라는 교만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이것 또한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렇게 20년이 흐르고 코로나가 거의 지나가는 시점에 다다라서야 나는 나의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 본 적은 없지만 마치 이혼 후 다시금 사랑을 되찾은 느낌이 들곤 한다. 

나는 내가 하는 작은 회사의 일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나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앞으로도 찾을 것이다. 

다만 지금 주어진 이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며 다른 일을 해보는 것과는 태도에서 분명 큰 차이가 난다. 

나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스스로 자각하고 공부하여 인생의 후반전을 충만하게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일을 찾을 수도 있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되거나 강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을 완전히 놓쳐버리는 일은 스스로 하지 않을 생각이다. 

20년 전의 작은 생각하나로 인해 망가져 버린 커리어를 나는 다시 살려볼 것이다.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감사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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