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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Aug 03. 2023

생각할 여유

생각할 여유가 없다. 

이는 일상적이며 흔한 이야기이다. 

사실 다른 차원의 이야기 두 개를 합쳐서 이야기한 것이다. 


- 생각이 없다.

- 여유가 없다. 


표면적으로는 이렇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이렇다.


- 부유하는 생각과 의식적 사고의 분별이 안된다.

- 생각을 위한 시간을 낼 필요에 대해 전혀 느끼질 못하는 상태이다. 


표면적인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일상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이나 다른 차원의 이야기는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은 생각이란 걸 하며 산다고 의무적으로 맹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매일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95%는 당신의 뇌에서 그냥 떠올림 당하고 있는 생각의 부유물일 뿐이다. 

그것은 의식적이며 창조적으로 당신이 발생시킨 것들이 아니다. 

이것을 알아차리고 분별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제의 내가 시키는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관성으로 살아지는 인생을 알아채지 못한 채 살게 되는 것이다. 


물건을 고르기 위해 가격을 비교하고 용도와 쓰임을 비교하는 것을 생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며 스토리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상상해 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 대해 되짚어 보거나 업무 중에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똑같다. 

그것들은 의식적으로 해결해야 할 미션 즉 주어진 과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행동'의 일환이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은 그 안에 과거 생각의 흔적 즉 기억된 동선만이 존재할 뿐이다. 

생각을 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고찰하고 사유하는 것과는 그 궤가 완전히 다르다고 봐야 한다.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의 중심에는 나에 대한 깊은 자각이 필요하다. 

즉 해결되지 않은 본인 스스로를 제대로 알려고 하는 무한한 끈기가 없으면 그 자각은 진행되지 않는다. 

나를 자각하고 나를 중심으로 주어진 과제가 아닌 창조해 낸 과제를 스스로 사유해야 한다. 

이것은 손으로 만지지 않고 단지 머릿속으로 퍼즐을 맞춰나가는 것과 유사하다. 

정보와 정보의 결합으로 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답이 없는 상황에서 해답을 찾아내야 하는 일이며 오랜 시간 숙고를 통해 찾아내야 할 진리에 가깝다.

진리는 불변하며 나만의 진리는 내 안에서 불변하는 순간까지만 진리이다.  


책에는 해답이 있거나 해답에 가까운 힌트가 있다. 

해답도 내가 갈구하고 달성해야 할 답이고 힌트도 내가 갈구하고 찾아내야 할 문제의 해결에 대한 도우미의 역할을 한다. 

스스로 찾지 못한 답은 답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아는 물리적인 세계의 법칙과는 상당한 괴리를 부른다. 

누군가 나에게 황금을 주었다고 해서 그 황금이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캐낸 황금이나 길을 가다 주운 황금이나 그 외형적 가치는 같다. 

하지만 내가 캐낸 황금에는 나의 애착 혹은 집착이 있다. 


사상도 마찬가지이다. 

혼자 사유하고 고찰해 내었다고 해서 인류사를 통틀어 내가 최초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요즘 세상은 정답지가 매우 가까이 있는 세상이다. 

예전에는 답에 대한 확신을 찾기 위해 묻고 물어 먼 길을 떠나 해답을 가진 스승을 찾아야 했다. 


알아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스스로에게 진정한 사유의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단지 시간을 준다는 것으로 문제의 해결을 바랄 수는 없으나 시간을 부여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영혼의 성장에 가장 기본적이며 기초적인 여건이 된다. 

시간만 있으면 된다. 

시간이 있으면 앉아서 책을 읽든 산책을 하든 사색을 하든 진정한 사유의 기반을 얻을 수 있다. 


생각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가진 거의 모든 것이다. 지금을 사는 순간에는 과거는 잊고 미래는 상상하지 않아야 한다. 단지 오늘을 생생하게 그리고 행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미래이다. 

우리는 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만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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