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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Aug 07. 2023

투자란.

주식으로 썰을 풀어보라면 한 트럭 아닌 사람이 어딨겠는가. 

나 역시 과거 주식으로 대차게 말아먹은 기억도 가지고 있으며 온탕 냉탕을 오간 기억도 있다. 

트레이더가 되겠다며 목숨 걸고 공부했던 적도 있고 워런버핏이 되겠다며 까분 적도 있었다. 

선물이나 대주, 미수까지 쓰며 잔고 0원을 기록 소위 깡통을 차고는 주식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미수를 쓴 연유가 기가 막힌다. 

당시 살던 햇빛이 안 들어오는 빌라를 떠나 길 건너 다른 빌라로 전세를 들어갈 전세자금이 있었다. 

계산해 보니 2,000만 원 정도만 더 있으면 작은 아파트를 사도 될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전세자금을 밑천으로 미수를 써 단타를 친 것이다. 

야수의 심장이 아니라 그냥 짐승 새끼였다. 

그런 피 같은 자금으로 잔고 '0'를 만든 것이다. 

오랜 주식 격언 중 하나를 몸소 실천하고 말았다. 

"급전으로는 투자하는 거 아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터질 때 나의 계좌도 함께 장렬히 산화하고 말았다. 


어느 날 저녁 피골이 상접한 몰골이 되어서는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사색이 된 와이프의 표정에 주위가 얼음골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은 건 살면서 이때가 유일하다. 

그 이후의 일은 너절하게 늘어놓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니 각설하도록 하겠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공부

시황

경제

기업탐방

기업분석

펀더멘탈

투심

일희일비

야수의 심장

평정심

투자금

정보

타이밍

인내


어느 것 하나 안 중요한 것이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주식 투자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마음을 컨트롤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제로섬 게임도 아니며 협동 게임도 아니다. 

오로지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자산을 늘려가는 숫자 놀음이다. 

원숭이도 앵무새도 전문 트레이더 보다 나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하는 게임이다. 

투자는 도박인가 아닌가 와 같은 해묵은 논쟁은 단순한 유희거리일 뿐이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한가. 


주식에는 갖춰야 할 것들보다 버려야 할 것들을 얼마나 잘 버리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재미있는 곳이다. 

탐욕으로 돈만을 바라보고 투자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좋지 못한 결론을 가져간다. 

대중들은 워런버핏의 수익률과 멘털에 찬사를 보내지만 그처럼 살라 그러면 결코 그렇게 살지 못한다. 

(수십 년 동안 같은 차 오래된 집에 살며 매일 8시간씩 기업분석자료를 읽는다고 한다.)

대체 쓰지도 않을 돈을 뭣하러 그토록 많이 버는가?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투자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아직 까지는 굉장히 작은 시드 머니를 보유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액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하나 안된다 한들 실패한들 어떠한가.

어차피 돈은 사용하거나 흐르기 전까지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다.  


집착이 없는 돈으로 투자하면 그만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나'에게 맞는 투자 기법이다. 

각자의 길을 찾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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