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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Aug 11. 2023

06. 열정을 버려라.

응?

열정을 버리라고?

무슨 말이세요?

열정적으로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지금 극단적인 화법으로 당신의 생각에 크랙을 주고 싶다.


"당신은 열정이라는 단기적 감정에 철저히 속고 있다."


우선 열정의 친구들을 모아보자. 

절실함, 열망, 노력, 열심, 화끈하게, 최선을 다해서, 추진력, 뜨거운과 같은 단어들이 연상되지 않는가?


열정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열정은 정신과 신체의 체력을 상당히 많이 소모하게끔 한다. 

열정은 동기가 항상 있거나 주기적인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열정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별달리 나쁠 게 없어 보인다. 

바로 그 점이 당신을 열정의 광신도, 마니아, 추종자로 만들었다. 


"열정을 다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입사원의 패기 넘치는 답변에 우리는 흐뭇함과 기대를 보낸다. 

하지만 몇 개월 후에 어떠한가?

그 신입사원의 열정이 남아있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바깥을 향하는 열정은 필연적으로 냉각되기 마련이다. 

나의 불같았던 열정을 그리워하지 말라.


열정은 단기적 감정이다. 

즉 장기적으로는 지속성과 끈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기적 감정은 우리가 일상의 생활을 통해 만나는 어떠한 계기를 통해 발현된다. 

당신의 열정이 샘솟는 때는 언제인가?


'불현듯'

'갑자기'

'술을 마시다가'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유레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섰어!

됐어!


심장이 쿵쾅쿵쾅 펌핑되고 머리가 뜨거워지지 않았는가?

가슴속에 환희와 열망의 불길이 용솟음치지 않았던가?


그 뜨거운 감정은 지금 어디로 갔으며 어떻게 소실되었는가?

그 향방을 알고 있는가?


자연스럽게 소멸되고 만다. 

평생 이유 없는 열망의 허상, 호르몬에 의한 열정이 샘솟은 기억은 몇 번쯤 일까? 몇 개월 주기로 오는가?

근거 없는 열정은 망상과 가깝고 나를 행동하게 하지만 이내 동력 손실로 인해 주저앉게 한다. 


매일을 절실하게 뜨겁게 열정적으로 살라는 말은 안 하느니만 못한 망언이다. 

어쩌다 한번 강연에 나와서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사세요!'라고 떠들고 가면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에 얼마간의 동기가 남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가 떠난 후 우리 중 대다수는 열정을 잃어버린 패잔병의 신세가 되는 것이다. 

열정을 부여받길 좋아하는 사람은 단지 열정이 생겼다는 사실에 대상을 우러러보게 되는 것이다. 

그 열정이 얼마간 당신을 변화하게 했다지만 사실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대상과의 비교를 통해 전달받은 열정에는 필연적으로 비교가 뒤따른다. 

'거봐 나는 안 돼. 평소의 나로 돌아왔어.'

'나는 열정이 부족해.'

'나는 동기가 없으면 못 움직이나 봐'

'다름 사람들은 어떻게 매일 저렇게 힘찬 열정을 유지할까.'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의 힘이 약하지?.'


당신이 버릴 열정은 정해져 있다. 

외부에서 받은 열정과 단기적인 호르몬 열정을 버리고 외면해야 한다. 

그것은 신기루와 같고 착각과도 같은 것이다. 

언젠가는 슬쩍 사라지며 착각한 사실조차 잊어버리듯 해프닝으로 끝날 열정이다.


지녀야 할 열정은 은은한 바람처럼 내면을 불어오는 시원한 열정이다. 

나를 식혀주고 환기시켜 주며 맑게 해주는 청정한 열정이다. 

오래 동안 내 안에서 불어올 파란색 열정이다. 

차분하고 시원한 열정은 동기가 없어도 움직이며 계기가 없어도 행동하게 한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 열망의 씨앗을 찾는 습관이 이를 뒷받침한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초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는 은은한 열정이다. 


이것이 진짜 무서운 열정임을 알아야 한다. 

당신은 '진짜 무서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은 온화하다. 

당신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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