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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Aug 11. 2023

09.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면 인생의 사명을 먼저 찾아라.


하고 싶은 일이 뭔가에 대한 질문은 현대인이 받아온 가장 사치스러운 질문 중에 하나다.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것도 없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거의 100년 전인 1910년 대한제국까지도 노비제도가 있는 나라였다. 

같은 땅에서 같은 피부색을 지닌 사람들을 노비로 부린 나라는 이 땅이 유일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희한하게도 이 땅에 나고 자란 사람들은 자신들이 노비의 신분임에도 나라가 위기에 쳐했다 하면 들불처럼 들고일어나 나라를 지켰다 하니 이 무슨 신화 같은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100년 전만 하더라도 '너의 적성을 찾아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은 도무지 존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말이었다. 양반집 자제로 태어난다 해도 문무에 걸쳐 벼슬에 오르지 못하면 양반의 직위를 박탈당하는 시대였다. 벼슬을 하고 나라의 녹을 먹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소임이었다. 노비로 태어난 이는 평생 집안일과 밭일, 소일거리등으로 인생을 보내는 수 밖에는 없었다. 


평민으로 살아간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평탄하게 농사나 지으며 평생을 안온하게 살았다는 역사는 단 한 페이지도 찾아볼 수 없다.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과 탐관오리의 괴롭힘, 자연재해, 홍수, 가뭄, 전염병 등 난리도 그런 난리가 이토록 오래 이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런 시대에 '하고 싶은 일'이라는 개념 자체는 마치 역모를 자처하는 수준의 혁명적인 생각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시대가 아무리 괴롭다고 한들 과거에 비할바는 결코 아닐 것이다. 

현시대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가 활짝 열려 있다.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우주로 날아갈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직업에 대한 가능성이 적지만 열려있는 세상이다. 


너무 많은 것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누리는 풍요 속에 오는 가장 해괴한 아이러니 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상에나. 가엾어라.  넓은 식탁 위에 차려진 성찬의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먼저 접시에 담을지 모르시는군요!"


당신이 만약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최고이자 최선의 먹거리를 찾아서 한 번에 잡으려고 한다면 당신에게 그 음식이 전달될 확률은 희박하다. 

당신은 식탁의 저 끝에 있는 음식이 아니라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야 한다. 

진정으로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말이다. 


엄마가 저게 좋대. 

아빠가 저거 먹으래.

선생님이.

친구가.

SNS에서 그게 좋다던데?

요즘 제일 각광받는 직업 TOP10 중에 하나 골라볼까?

크리에이티브 총괄 디렉터, 디벨로퍼, 엑셀레이터 같이 뭔가 직함이 멋진 일을 해보는 게 어때?

남들이 선망하는 유튜버, 웹툰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댄서 같은 거 말이야.


차라리 과거처럼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운명처럼 정해지길 바라는가?

김연아나 박지성, 손흥민처럼 차라리 어릴 때 뭔가를 부모님이 딱! 정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지금에 이르러서야 진로를 걱정해야 하는가?

20대도 아니고 30대 40대가 되어서도 나는 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를 알지 못하는가?


"이대로 살다가 죽는 건 너무 억울해!"


만약 당신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면 당신은 일을 찾기 전에 당신의 사명을 찾아야 한다. 

인생의 사명은 현대 시대에 이르러 그 의미와 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그래서 더더욱 찾기가 어렵다. 

인생의 사명은 이런 것이다. 


남은 인생을 바쳐 헌신하고 싶은 일

그 일을 통한 수입의 크나큰 증대가 없더라도 만족하며 후회가 없는 일

궁극적으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직접적인 일 혹은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일


가령 생명을 살리고 싶다면 의사나 수의사가 될 수 도 있지만 제조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 수술비가 없는 이들을 후원할 수도 있다. 

가난과 배고픔을 없애고 싶다면 사회복지사가 되어 일선에서 봉사할 수도 있고 학원이나 학교를 세워 사회복지사를 양성할 수도 있다. 

그런 건 모르겠고 무조건 돈부터 벌고 나서 생각해 보겠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혹은 그림 그리는 게 너무 행복해서 내 작품이 시대를 넘어 후대에 가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해도 이 길이 좋다면 화가가 되어도 좋다. 

하지만 당장 유명한 셀럽이 되거나 수백억의 부를 거머쥐고 싶어서 화가를 선택하는 길은 당신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직업이 '유명인'인 사람들의 비극적인 말로를 너무 많이 접하지 않았던가. 


인생 사명을 찾고 싶다면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 


건강해져라. 

책을 많이 읽으라.

다양한 일을 다양하게 접해보라.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변화시키라. 

하고 싶은 일도 좋지만 할 수 있는 일중에서 찾는 것도 좋다. 

찾는 것이 도무지 이 세상의 일이 아니라면 직접 일을 창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대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후회 없는 하루를 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오래 생각할 수 있는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공부해야 한다. 


어떤가?

매우 간단한 일 아닌가?


인생의 사명은 당신의 '오늘'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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