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한 순간일 뿐이었다.
선택을 해야 했고 나는 그녀와의 키스를 선택했다.
오늘까지 천 번 이상 매일 눈뜰 때마다 그녀를 생각하며 그게 괜찮은 선택이었는지 자문하곤 했지만
결론은 늘 하나였다.
나는 어떻게든 그녀를 붙잡아야 했다.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아직도 그대로이다.
농밀한 내면을 가진 사람
다른 심성
한없이 세밀하고 부드러운 마음
다만 주변에 갈무리되어 뒤섞여 살아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나날들
고요한 물 위에 두둥실 떠다닐 수도 폭풍 속의 비닐처럼 이리저리 휘날릴 수도 있다.
단지 살아가야 하니까.
미래를 그려보건대
도무지 그려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펜을 놓은 건 아니다.
인생은 함부로 결론짓지 말아야 한다.
정해놓고 살게 되면 가능성은 줄어들고 그만큼 인생은 그 가치를 스스로 줄여 나가게 된다.
어느 날 어느 시간 우리는 한 공간에 있음에 감사할 날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늘 괜찮은 척 멀쩡한 척 서로에 대한 감정을 가끔씩만 확인할 뿐이다.
그걸로도 위안은 된다.
보고 싶다.
가끔은 사무치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