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혈액형으로 나누더니 요즘에는 한창 mbti로 사람들을 구분 짓기 시작했다.
근간의 일이 아니라 꽤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mbti열풍은 쉬이 사그라드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끝끝내 외면하던 나조차도 내가 infp라는 판정을 받아 들고 한참을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곤 했으니 말이다.
자신의 유형에 100% 일치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냐마는 그렇게라도 스스로를 규정 지을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사람들도 많으니 다행한 일이라고 하겠다.
인스타를 뒤적이다가 지나가는 글 중에 estj의 특징에 관한 정리글을 봤다. 무려 30가지 항목으로 꽤나 그럴싸하게 일목요연했다.
나와는 정반대의 특징이려니 하고 정리글을 읽어가며 나는 점점 의구심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거의 90%가 넘게 나의 성향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가령 나는 돈도 중요하고 낭만도 중요한 사람이다.
비열하게 돈을 벌고 싶지는 않지만 비열하지만 않다면 코인선물을 통해 수백억을 벌어도 합법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생각하는 비열한 돈이란 타인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돈을 범주로 생각하는 듯하다.
도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법일지라도 도박을 자신의 자금으로만 한다면 크나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가족 특히 가족 구성원, 친척, 친구 등의 돈을 박박 긁어모으거나 담보로 3 금융권에서까지 책임질 수 없는 자금을 끌어오면서 파국은 시작되는 것 아닐까. 이는 사실과 무관하게 나라는 인간의 생각이 이렇다는 점이 포인트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을 자주 이야기 하곤 했다.
이는 전형적은 일중독자라 일컬어지는 estj의 대표 성향이다.
사랑보다 일이 중요하지만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를 사랑하는 것들을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둥의 이야기 말이다.
나는 돈을 버는 일에는 전혀 소질이 없다는 infp이다.
감정적인 성향으로 돈을 버는 족족 감정에 휘둘려 큰돈을 펑펑 써버리고 지갑에 지폐가 자리하고 있을 꼴을 못 보는 성격이다.
사랑보다는 일이고 현실보다는 낭만이고 돈보다는 사랑이다.
마음을 담아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지만 생각 없이 의미 없이 쓰는 심심풀이 푼돈은 왜 그리 아까운지 모르겠다.
요는 이것이다. 나는 e도 i도 아닌 극내향이자 분위기파이며 n도 s도 아닌 돈의 노예이면서 이상주의자이자 몽상가라는 것이다. 심각한 f이면서 내면의 걱정인형은 T를 강직하게 간직하고 있으며 여행지의 p는 기획업을 대하는 즉 나의 일에서는 슈퍼대문자 J가 되어버린다.
나는 52대 48 정도의 양극성장애를 가진 Penjifts 유형의 인간이다.
나도 내가 정말 어렵다.
* Penjifts 라는 단어는 찾아보지 말라. AI와 합작해서 방금 지어낸 단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