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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로 알아보는 워라벨

일과 쉼, 워커홀릭과 번아웃

by Joon Lee

난 그냥 쉬기만 하면 너무 심심한..

그런 사람이다.

IMG_5D4BB041F87D-1.jpeg?type=w773 나의 '워라벨'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라도 어딘가 나가서 노트북을 붙들고 있다.


사실 일이 없는 날은 없다.

연구라는 게 그렇다.


나의 연구에는 실패와 성공만 있을 뿐

50%의 성공은 없다.


물론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운 건 있겠지만

연구가 실패한 건 실패한 거다.


아니, 실패라기보단 그만둔 거겠지.

될 때까지 오만가지 가설을 들이대고 검증한다.

그게 연구의 가장 큰 일이며 가장 힘든 일이다.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일과 삶은 자연스럽게 구분선이 없는 존재가 되었다.


삶이 일인 것이냐? 아니면

일이 삶인 것이냐 중에 고르라면


일이 곧 삶인 그런 삶이다.

정확히는 일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해도 괜찮은? 삶?

그런 거려나

적어도 나의 삶은 이런 느낌이다.


나는 워라벨을 조금 더 자세히 정의하고 싶다.

단순히 일과 삶으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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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절할 수 있는 삶과 일이 있고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삶과 일이 있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단순히 4시에 퇴근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산다고 워라벨 있는 삶이냐고 하면..

조금 부족한 설명 같다.


워라벨에서 '라'= 라이프(삶)은

뭔가 스트레스가 없고 자유로운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분명 일은 아니고 나의 삶의 일부분인데

부담되고, 이따금 스트레스가 되는 그런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조절할 수 없는 것(어떻게 보면 '의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커지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적어진다.

나의 자유가 제한받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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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엄밀하게 그려보면

이런 느낌인 것이다.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일에는

나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수행하는 일들이다.

단순히 연구, 일 이런 것들도 있지만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이야기했다면 모두 포함될 것이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일

개인 프로젝트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쉬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자유에 의해 수행하는 것이고, 나에게 하는 투자 같은 것이니까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삶

가족이 있다.

태어나는 순간 나와 함께할 운명이고, 나에게 있어 쉼의 본진이기도 하지만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이 아프다면 그들이 슬프다면 그들이 즐겁다면 모두 내가 같이 느끼고 지나가야 할 운명 같은 사람들.

물론 결혼하여 꾸린 가족도 여기에 해당되겠다.


조금의 예외로 '연애'도 있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삶이기도 하지만

내가 받아들임과 동시에 책임이 되기도 하는 그런 특수한 무언가다.


다른 무언가 특수한 것들도 있겠지만..

아직 연애만큼 '삶'에 있어 특수한 무언가를 본 바는 없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삶

아마도 여가생활이 전부 여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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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자주 위와 같은 그림으로 현상을 띈다.

이런저런 다양한 일을 받아들이다가 너무 치우쳐졌다.


사실

이렇게 평생 살 수 있을 줄 알았다만

아님을 절실히 깨닫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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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름 괜찮은 워라벨을 유지하는 것 같다


사실 매스컴에서 말하는 워라벨은

너무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워라벨을 다 챙기면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성공에는 대가가 따른다.

워라벨을 지키며 성공하는 것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내며 일하는 일과

그 일을 잠시 잘 잊을 수 있는 나의 행복한 삶을 중간중간에 누려줌과 동시에

건강과 친구, 가족, 연인들이 만들어주는 행복감으로 버티는 거라고 생각한다.

IMG_29C583522221-1.jpeg?type=w773 더 커진 일과 삶 그리고 두꺼워진 지렛대

그러니까 이렇게 그리는 게 오히려 맞겠지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아마도 자주 빠지는 함정인데

(나만 그런 건가..?)


욕심에 일을 계속 삶으로 편입시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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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일로 계속 편입시키면 왼쪽처럼 되는 줄 아는데 ( = 내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오른쪽처럼 되는 거다.


'삶의 유지선'이라는 (내가 만들어낸)

한계가 존재한다.


물론 이 선은 사람마다 조금 다르다.

누군가는 일이 좀 더 많아도 또는 일이 많아야 되는 사람도 있겠다만

사람마다 그런 선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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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은 잘 안 보인다.

그래서 내가 기우는 건지 잘 알아야겠다.


사람마다 '삶의 유지선'의 위치는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아래있는 받침점의 위치는 이 선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받침점은 자연스럽게 내가 어떤 라이프를 더욱 중시하는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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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좋아하는 하드워커라면 그 유지선이 조금 더 일이 넒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도록 움직일테고

받침점은 그 반대로 움직일테다.


그리고 가끔은 넘어도 된다!

인생에 기회가 필요한 순간에

조금의 하드워킹은 필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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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의 길이는

그 사람이 느낀 일의 힘듦 정도와 기간에 따라 다를 것이다.

더 많이 힘들었으니(또는 오랜기간 힘들었으니) 일의 방향으로 기울었을테고


그럼 나에게 주는 휴식도 충분히 크거나(잘 쉬거나)

충분히 길어야겠다.


좋은 휴식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사람에게 잘 맞는 휴식일 수록 휴식은 더 지렛대 위에선 큰 무언가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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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렛대에서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좋은 휴식도 좋지만 적당한 휴식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삶에 비중이 커져 기울어진다면

그건 아마도 커리어의 정체, 삶의 무기력함 이런 현상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평소에

낮에는 일이 커져서 일쪽으로 천천히 기울다가

저녁에는 일은 줄어들고 삶이 커져서 다시 반대로 돌아오는 그런 삶을 반복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밸런스의 미스매치가 매일 쌓이면

완전히 기울어버리는 (번아웃) 현상이 오는 것일지도


그래서 공휴일과 같이 조금 긴 휴식기를 가지고

우리는 마음껏 노는 것으로서 다시 그 균형을 맞춰가는 것 같다.


잠깐의 휴식을 주곤

일상으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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