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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삶과 사회에 있어 좋음은 무엇인가.

by Joon Lee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쾌활함"

추상적이지만 내가 되고 싶은 이상향을 설명하라면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우리 주변을 예로 들자면 "한강"을 꼽고 싶다.

한강은 평화롭고 고요하나, 사실 유속은 엄청나게 빠른 강이다.

분명 엄청난 밀도와 압도감의 존재이지만 겉으로 보면 평화롭다.


사람을 예로 꼽고 싶진 않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책을 마무리 지으며 남긴 말처럼

사람은 절대 이상적 좋음에 도달할 수 없다.

모두 저마다의 흠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추상적인 삶의 이상향으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이 책의 목적성이 추상적인 이상향을 위한 성찰에 있기 때문이다.


한 해 두해 살아가며 느끼지만

인간의 삶은 아주 복잡하지만 지나고 보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는 직물 같다.


사회생활이건, 사랑이건, 친구 관계건, 나를 가장 잘 알 것 같은 가족의 관계에도

명확한 답이 없고, 매번 100% 확신은 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때로는 확신에 가득찬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좋음을 선택하는 것에 능통한 왕도는 (아마도) 없다.


다만,

덧칠을 반복하여, 하나의 그림이 완성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좋음에 다가갈 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로움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각자가 정의하는 멋있는 사람, 좋음은 다를 수 있지만

멋있는 사람을 볼 때 느껴지는 것은 본능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쾌활함"이라 정의하고 싶은 것이다.


무어라 형용하기엔 어렵지만

안정감이 느껴지고,

자신만의 신념에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며,

행동에 (스스로 되고자 하는 모습의) 성찰의 흔적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중요한 것은

성찰하였고, 고민하였고 실천하였음에 있다.

그것이 습관적으로 몸에 배는 것이 중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적 지혜를 주창하였으며

'좋음'은 습관화를 통해 이룩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한 좋음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치밀한 논지의 전개로 밀도 있게 좋음을 주장한다.


사람이 일생에서 겪을 사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조밀하게 확인해나가는 작업은 아주 지루하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일상에서 어떠한 일을 겪고 나서

그 일이 계속 생각나다 못해 어느 순간 그 일만 머릿속에 떠다니는 그 순간

그리고 그렇게 하여 몇 날 며칠을 고심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문제가 간결해지며 해소되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 과정을 문자로 끄집어낸 것과 같다.


지루한 작업이겠지만 저자의 논리 전개 과정을 따라가보며

나도 생각해 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실천적 지혜"를 나도 해보는 것이다.


지루하다면

내가 읽고 싶은, 정확히는 지금 내게 필요한 (내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의 챕터만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아래는 좋게 읽은 문장/문단을 가져와봤다.


++

현대 지성 출판사의 클래식 시리즈가 좋은 것은 "해제" 챕터가 있다는 것이다.

꼭 현대 지성 클래식 시리즈 읽으시면 해제 챕터 먼저 읽으시라..

훨씬 읽는 속도와 불편함이 줄어든다.


IMG_3451.JPG?type=w1 책을 시작하며.. '좋음'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좋은 것인가.
IMG_3452.JPG?type=w1 정치학 개념에 머물지 않고 행위로 옮길 때 빛난다. 또한, 그렇기에 정치학을 배우는 것에는 결격 사유가 있다.
IMG_3455.JPG?type=w1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는 서로 다른 세계관의 개념과 가치를 잇는 수단일 뿐이다.
IMG_3457.JPG?type=w1 행복하다는 것은 단단하다는 것, 필연적 고통에 맞설 좋은 체력이 있다는 것이다.
IMG_3458.JPG?type=w1 바른 교육이란 고통을 피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즉, 비겁해지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다.
IMG_3459.JPG?type=w1 목적이 없으면 방황한다. 방황은 유혹의 길로 나를 흐르게 한다. 매혹적인 것은 때때로 악한 것일 수 있다.
IMG_3460.JPG?type=w1 두려움에 휩싸인 겁쟁이는 급하다. 목적을 되새길 시간도, 정의를 떠올릴 시간도 없다.
IMG_3461.JPG?type=w1 준비하지 않은 용감함이 진실로 고귀한 것이다. 실천적 지혜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성품을 수련하는 것이다.
IMG_3462.JPG?type=w1 인간은 욕망이 아닌 이성에 따라 살아야 한다.
IMG_3463.JPG?type=w1 필요하고 무게감 있는 분노.
IMG_3464.JPG?type=w1 무조건적인 갈라 치기가 아니라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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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우정에는 3가지가 있다. 유익에 의한 사랑 / 즐거움(쾌락)에 의한 사랑 / 그리고 덕에 의한 사랑. 그리고 덕에 의한 사랑이야말로 참으로 바르며, 지속될만하다.
IMG_3467.JPG?type=w1 세상을 사랑으로 보아야 온전한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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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469.JPG?type=w1
중용은 고귀하다.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놓아버리곤 한 편에 기울어선 안된다.
IMG_3470.JPG?type=w1 즐겁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고통스럽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IMG_3471.JPG?type=w1 좋음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성경의 한 구절을 다시 한번 남긴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신념을 지켰습니다"

-티모테오 2서 4장 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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