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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Jul 16. 2016

아버지 이야기#7 스승님

2016년 5월 15일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스승님!

오늘은 가장 많은 가르침을 주신 아버지에 대하여


쓰고자 한다.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난 세살에 장기를 두었다고 한다.


장기 알의 명칭, 길 뿐만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 한판을 다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하라고 다그치지 않기로 결심하셨단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유치원도 2년 다니고 국민학교를 갔는데


5학년 때까지 한글을 몰랐다.


보통 내 성적표는 All "가"에 "양" 하나!


전교 꼴등은 항상 내 차지였고


학교에서는 나를 특수반에 편성하는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공부를 다그치지 않으셨다.


심지어는 항상 꼴등의 성적표를 갖어오는 방학날에는


잼나게 놀라고 선물도 주셨다.


다그침을 대신해서 여러가지를 주셨는데


산에 가서 고염을 따먹으면서 감과의 차이점을,


솔잎 따먹으면서 외솔과 조선솔의 차이점을,


달보면서 차는 달의 모양 등을 알려주셨으며,


노을지는 하늘을 보며 다음 날의 기상을,


별이 차있는 새벽 하늘을 보며 샛별을 알려주셨다.


이런 특별한 가르침은 주기적인 일상에서 실시되었는데


매일 새벽 뒷산을 오르며 시작했고


매주 일요일 전국의 명산을 돌았으며


매년 여름 여행으로 계곡과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았다.


이러한 엄청난 교육을 받은 것은 세상에서


나 혼자 뿐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때의 난 글을 몰랐기에 그냥 아둔한 아이였다.


5학년 때 아버지는 쓰러지시고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는 내가 철이 든 아이라서가 아니라


그때까지 아버지는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분이면서


제일 친한 친구였고 세상을 알려주는 선생님이셨는데


이러한 모든 역할 대부분이 중지되는


심각한 사태를 몸으로 느꼈기때문이다.


그후 비교적 쉽게 학교성적을 끌어 올리고


어느정도 이상의 체력을 유지하며


세상을 보는 나만의 눈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아버지의 독특한 교육과


절대적인 어머니의 믿음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구름이 엉켜있는 하늘을 보니


저기 언저리 혹은 그 중앙에 계실 아버지가 생각되고


이렇게 사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심에


감사드리고 싶어진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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