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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Nov 15. 2016

청년기 저녁 밤과 영화 "우리 형"

성인동화와 같은 영화

대학원 다니던 시절에 본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학교에서 하교하여 우연하게 케이블 티브이를 틀었다.
그 당시 빨리 저녁 운동을 하고 마누라 퇴근 전에 집안일을 대충이라도 해줘야 하는 긴박한 입장에서 우연하게 본 영화는 나로 하여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하게 하였다.
더 웃긴 것은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지난 내 과거에 빠졌다는 것이다.
나는 청년시절 "정채봉"이라는 분이 쓰는 성인 동화에 빠져 살았는데 글 한 장을 읽을 때마다 작은 눈물 한 방울씩 흘리곤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맑았던 시절이었고 그 책들을 읽었다는 것은 내생에 정말 소중한 추억인 것 같다.

*참고로 나는 성인동화의 주인공 "나난이"를 오마주하여 "난이"라는필명을 쓰고 있다.

 
별로라고 생각한 한 편의 영화 "우리 형"을 보고, 나의 순수했던 시절을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도 "우리 형"이라는 영화가 단지 청년들의 모습을 그려서가 아니라 동화 이상의 어떤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정말 내게 맞는 동화이다.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 속의 사슴, 공주, 왕자 등과 같은 이쁘고, 귀여운 것들이 나와서 정서를 순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형, 엄마, 동생과 같은 매일 보는 사람들이 나와서 슬픔을 매개체로 눈물로서 정서를 순화시키는 어른들이 보는 성인동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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