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걸음 문지방 넘듯
겨울은 소리 없이 다가온다.
얼음 혹은 눈이라는 물기가 없으면
겨울은 모든 것이 떠난 가을과 같다.
앙상한 나무도 땅 위의 나뭇잎도 그대로이다.
숨을 깊이 들이쉬면
코에서는 냉동육 냄새가 난다.
신선하나 생기는 없다.
세상의 모든 물은 투명함을 버리고
하얗게 세상을 덮었다.
비는 눈, 물은 얼음, 수분은 서리가 되어
세상을 덮었다.
어떤 것들은 겨울잠을 자고
어떤 것들은 하얗게 고정되지만
이 겨울이 지나가면
나도 너도 그리고 모든 것이
숫자 1만큼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