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느낌

섣부른 판단

by 난이

거짓 느낌

난이

해에게 오늘도 속았다.

밝아져서 이미 뜬지 알았는데

찬란한 자태를 그제야 들어낸다.


나무에게 올해도 속았다.

잎이 말라 단풍이 끝난 줄 알았는데

화려한 때깔을 그제야 드리운다.


나에게 지금도 속았다.

롭고 슬퍼 삶이 끝난 줄 알았는데

삶의 의미를 여기서 찾는다.

삶에 있어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기다림이다.

해맏이 행사에 가서보면

밝았다고 자리에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해는 그들이 간 뒤에 빼꼼히 나온다.

가을단풍도 낙엽이 지기 시작하면

구경을 안 가는 사람이 있는데

그때야 푸른 어린 티를 다 벗어서

더 화려해진다.

삶도 같다.

힘들어서 지쳐서 버팅기지 못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이 지나야 우리의 꿈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