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중년의 무게

by 난이

기껏 벗꽃과 목련 씻어낸

그런 비가 아니다.

떨어져도 아름다운 싱그러움은 없다.


넘실대며 오래 내리는

그런 비도 아니다.

생명을 더하는 활기는 없다.


쏟아 내리는 날에는

긴 기다림 결실을 떨구어

여운보다 진한 한탄을 만든다.


요래 살아 온 결실을

이 비처럼 흩어버리면

낙과의 이름표가 붙어진 양

쓸모 없는 중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