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년 전...
삐삐라는 기계가 있었다.
나도 하나 갖고 있었다.
걔 별명은 캔디!
절대 우는 법이 없다.
삐삐가 안 울어 내 맘이 울었다.
어쩌다 삐삐가 울면 난 행복했다.
삐삐에 page라고 뜨면 내 행복의 페이지도
넘어 갔다.
지난 해 휴가가서
전투기 같은 갈매기,
연인 같은 섬,
산 같은 바다,
추파춥스 같은 해,
죽이는 라인이 있는 소나무
등을 보았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인생의 한 페이지는
언제 시작이고 언제 끝인가?
지금이 시작이면 진득하게 넘기고,
마지막이면 죽도록 뛰고,
중간이면 즐기고 싶다.
근데 사는 동안은 항상 중간일 것 같다.
내 맘 속에 페이지를 새기며
한장, 한장!
가끔은, 두장!
좋은 맘은 돌리고
나쁜 맘은 삼키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