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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Sep 12. 2017

엄마이야기#1 박탈과 풍요

가을과 닮은 엄마

박탈과 풍요


가을 들녘은 거칠다.

일년을 고이 품은

벼, 옥수수, 고추 다 뺐기고

가을의 들녘은 거칠다.


 산야는 거칠다.

비와 바람 맞고 같이한

밤, 감, 도토리 다 떨구고

가을의 산야는 거칠다.


엄마 마음은 거칠다.

반인생을 안겼던 아비를 보내고

또 반이생을 안았던 지아비를 보내고

그리고 사랑으로 품은 자식은 날라가고

홀로 계신 엄마의 마음은 거칠다.


가을 들녘과 산야의 박탈이

우리의 밥상을 풍요롭게 하듯

엄마의 이별과 외로움은

인생이라는 밥상을 풍요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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