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삶 입히기...
어제는 음악을 들으면서 뛰었다.
보통은 처음 뛰는 길은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없애고 그 길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음악을 듣지 않는다.
음악을 들으면 차 소리를 못 들어서 위험하고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등을 못 들으면 그곳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길이 안전하고 몇 번 뛰어서 지루해진 곳이라면 발라드, 힙합, 락 등의 여러 노래를 들으면서 뛴다.
나의 경우는 음악을 들으면서 뛸 때 한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일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나는 비교적 장거리를 뛰기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 지루함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헤이즈, 볼빨간 사춘기, 우원재, 아이유 등의 노래를 다운받아 뛰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노래를 듣지 다 못하였다.
왜냐하면 한 노래에 필이 꽂혀서 반복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그 노래는 바로 아이유의 <가을 아침>이다.
<가을 아침>은 너무 평범한 일상을 노래하기에 꼭 나를 이야기하는 듯한 생각이 드는 노래다.
귀는 이 노래를 반복하여 들으면서 눈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머리는 과거로의 여행하게 되었다.
아버지와의 새벽 운동 어머니의 부산한 식사 준비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따듯한 갓 지은 밥...
나는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어려져서 엄마, 아빠와 아침밥상에 앉은 듯한 느낌이었다.
젊은 시절 나는 여행을 참으로 좋아했으나 사진도 찍지 않고 글도 쓰지 않았다.
단지 가장 좋아하는 한곡의 노래를 여행기간 중 반복하여 들었다.
그렇게 하면 그 노래에 풍경도 바람 느낌도 사람들의 움직임도 젖어 들어 한 세월이 지나가도 그 노래만 들으면 여행의 느낌을 다시 재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유의 <가을 아침>은 이와 같은 용도로 쓰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노래다.
왜냐하면 너무 강력하게 과거를 회상하게 하고 느끼게 하기에 지금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젖어들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제 <가을 아침>이라는 노래로 과거로 기분 좋은 뜀박질 여행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