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공존하는 시간 달리기(2)
2017년 12월의 첫날 혹한이 찾아왔다.
오늘은 2017년 12월 1일이다.
06시 30분 기준 철원은 오늘 날자와 같은 영하 12.1도였다.
처음 도착한 곳은 얼음썰매장을 만들기 위해 논에 물을 댄 곳이다.
이곳에는 물은 없고 얼음만 있다.
어둠과 여명 그리고 불빛이 이곳이 내륙이고 시골의 작은 도시라는 것을 잊게 한다.
조금 더 달리니 물과 얼음이 섞인 샛강이 나온다.
물살이 약한 곳은 얼음이 많고
강하게 흐르는 곳은 얼음이 없다.
영하 10도가 넘는 혹한도 물을 얼리지는 못한다.
흐르는 물은 나의 열정보다 뜨거운 것 같으나
나의 방황보다는 약한 것 같다.
왜냐하면 흐르는 강물도 언젠가는 얼게 된다.
하지만 나의 방황은 불혹이 넘은 지금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며칠 전에 본 마지막 잎새도 없다.
내 삶이 시간에서 세월이 되었듯이
저 나무도 한세월을 보낸 것이다.
몇 년이고 몇십 년이고 그리고 사라질 때까지
매년 이때만 되면 자신의 잎사귀들을 땅에 떨구고 흩어버리며 방황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달리기는 계속되고 시간은 어느 정도 흘러 태양이 뜰 시간이 되었다.
얼었던 나무와 돌과 풀에서 수증기가 나온다.
기화현상이라고 생각은 드는데 실제로 보니 매우 신기하다.
오늘은 이런 것 그리고 저런 것들을 보면서
요런 생각 저런 생각하며
명상 같은 아침 달리기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