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이 교차하는 시간 달리기(7)

2017년 1월 12일 영하 21.6도를 달리다.

by 난이

내가 사는 철원의 오늘 아침 온도는 영하 21.6도였다.

매일 달리기를 시작하는 06시 20분의 온도였다.

달리기를 하기에는 좀 추운 온도이지만 긴장되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분되었다.

그 이유는 영하 20도 이하에서는 처음 뛰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는 추웠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열이 나고 땀이 났다.

그와 동시에 안경에 성에가 껴서 벗을 수밖에 없었다.

난 난시가 있기에 안경을 벗으면 약간 뿌옇게 보이고 모든 것이 더 부드럽게 아름답게 보인다.

아래의 사진처럼 말이다.

안경 썼을 때 풍경
안경 벗었을 때 풍경

추운 날씨 때문에 안경을 벗어도 입에서도 얼굴에서도 하얗게 김이 났다.

그 시간에 내가 뛰는 곳에는 살아 움직이는 것은 나밖에 없는 듯했다.

하지만 한탄강의 직탕폭포에 도착한 순간 나 말고 살아 숨 쉬는 것을 찾았으니

이는 얼어붙은 폭포이다.

폭포도 추워서인지 김을 마구 내뿜었다.

얼어붙은 폭포도 추웠나 보다.


한참을 뛰는데 눈썹이 왠지 묵직하고 차가웠다.

혹한에서 뛰는 것을 자축하기 위하여 가로등에서 셀카를 찍을 때

왜 차갑고 묵직한지 알게 되었다.

찬 바람 때문에 눈물이 났고 그 눈물은 눈썹을 감고 얼어버린 것이다.

한이 내게 선사한 하얀 마스카라였다.


이렇게 뛰어오니 먼동이 튼다.

약 한 시간의 신비로운 혹한 달리기는 무서움보다 재미를 주고 끝났다.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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