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라이프와 비욘드미트

올즈 큐레이션 (18)

by 자민
1년 전 커리어리 코멘트


스타벅스☕️가 비건(동물성 식품 섭취를 거부하는 적극적 채식주의자)들의 유제품 대체수요 증가 트렌드에 맞춰 오트밀크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유럽에서 처음 출시한 오트밀크를 지난해 미국 일부 리저브 매장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엔 미 중서부 지역 1,300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늘린다.


채식주의로의 트렌드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지난해 상장한 대체육류 회사 비욘드미트의 성장세다. 비욘드미트의 지난 3분기 매출은 9,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새 약 250% 증가했다. 스타벅스 같은 대형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발 빠르게 제품군을 조정하고 있는 것.


우유시장의 감소 추세는 꽤 놀라운 수준이다. 기사에 따르면 우유 시장은 지난 4년간 약 20% 감소, 150억에서 12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 빈자리를 연간 18억 달러까지 성장한 대체 우유가 채우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비건을 포함한 채식주의자 인구 증가 트렌드가 점차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식품업계 관련 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인용한 기사

Starbucks launches oat milk drink as vegan movement grows

(Reuters, January 8, 2020)




2021년 3월 새롭게 드는 생각들


1년 새 주변에서도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제품류가 한국에도 꽤 많이 등장했다. 지난해 2월에 출시된 롯데리아의 미라클 버거에 이어 지난달에는 버거킹에서 '플랜트 와퍼'를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와 서브웨이 역시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다. 맥도널드 역시 비욘드미트와 손잡고 북유럽에서 '맥플랜트'를 출시했다.


식물성 패티를 이용한 패스트푸드가 새로운 건 아니다. 종교적 영향으로 인해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의 경우에는 1996년 맥도널드가 처음 진출했을 때부터 채식 메뉴 개발에 굉장히 힘을 쏟았다. (2007년 인도에 갔을 때 맥도널드 메뉴의 절반이 채식주의자 메뉴인 것을 보고 충격받은 기억이 있다.)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2020년대는 채식이 특정 종교나 문화적 요인이 아닌,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정도일 테다. 동물 사육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 그리고 동물 사육을 위해 필요한 자원 확보 문제, 기후변화 문제 등이 후방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조금 진지하게 말한다면 인류 생존과도 연결되고 있다고 해야 할까. 환경 변화에 민감한 이들이 먼저 반응하고,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산업이 확장되는 것과 달리, 대체육 업계 1위 비욘드미트(BYND)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편이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테슬라 등 성장주가 쭉쭉 뻗어나가는 것과는 달리, 비욘드미트는 19년 7월 찍었던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40% 정도 하락한 $139, 시가총액 87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결국 주가는 실적이 받쳐줘야 하는데, 두 분기 연속으로 주당순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점, 그리고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적자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YND 최근 실적 (출처: Yahoo Finance)


아직은 일부 비건 및 호기심 많은 얼리어답터들 위주의 니치마켓이지만, 1년 후는 또 얼마나 채식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생겨나게 될지 궁금하다. 전에 경험한 롯데리아의 미라클 버거는 개인적으로 어딘지 기존 버거에 비해 2% 부족한 느낌이었다. 결국 기존 패스트푸드의 맛에 익숙해져 있는 고객들에게 동일한 가치(=맛)를 제공해주거나, 또는 그 이상의 다른 가치 혹은 색다른 맛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버거킹에서? ㅋ)




참고하면 좋을 후속 기사

"대체육 시장 판 커진다"…외식업계, 식물성 육류 제품 늘린다

(뉴스토마토, 2021년 3월 9일)


버거킹, ‘플랜트 와퍼’로 롯데리아에 도전장?…채식와퍼 리뷰

(블로터, 2021년 2월 24일)


버거킹에 ‘임파서블 와퍼’ 있다면 맥도날드엔 ‘맥플랜트’ 있다

(동아사이언스, 2021년 2월 13일)


맥도날드, 인도에서 처음으로 '채식 전용 매장' 연다

(아시아경제, 2012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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