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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민 Mar 25. 2021

기업에게 국적이란? (feat. 인텔- IBM 동맹)

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5)

"인텔의 도전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파운드리 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다. 특히 애플은 반도체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인텔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1.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합니다.


22조 원을 투자해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협력 구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2.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인텔의 행보를 지원합니다.


반도체는 민간에서 거래되는 상품이지만, IT 산업의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국가 안보 차원의 전략자산이기도 합니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국가 간의 사이가 나빠지거나 하면 반도체는 외부에서 수급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반도체를 흔히 '산업의 쌀'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쌀처럼 유사시 중요성이 더 커지는 자원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3. 한국은요?


한국 정부와 기업들 입장에서는 국가를 먹여 살리고 있는 가장 큰 산업군에서 위협적인 경쟁자를 새로 맞게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위기이지만, 시장이 커지는 것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수익성이 낮다고 해서 그동안 제쳐놨던 파운드리 시장에 인텔이 새롭게 진출하는 것은, 이 시장에서 먹을 파이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기차 산업이 조만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자동차 등에 쓰이는 맞춤형 반도체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4. 기업에게 국적이 갖는 의미란?


각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기업에 대한 어드밴티지를 줄 유인이 충분합니다.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고, 자체적으로 전략자산을 확보하면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으니까요. 미국 정부로서는 자국의 IT 기업들 간의 협력 구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반도체 강자 인텔이 총대를 메고, 다른 기업들도 이 과정에서 각각 자사에 이익이 되는 부분을 취하고자 할 것입니다.


파운드리 영역에 한정하면 한국 역시 도전자에 가깝습니다. 왕좌는 대만의 TSMC가 차지하고 있죠. 삼성전자가 2위이기는 하지만, 점유율 격차가 큽니다 (54% vs 17%).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도체 산업에서 위기를 잘 헤쳐왔던 만큼, 이번에도 한국 기업들이 슬기롭게 경쟁을 잘 이겨내고 유리한 위치를 지켜 냄으로써 후속 세대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길 바랍니다.


기업의 성패에 뿌리내리고 있는 국적이 큰 의미가 없을 때도 많지만, 그 기업이 만드는 자산이, 그 기업이 창출하는 부와 일자리가 국가의 존망과 미래에 영향을 줄 만큼 커다랗다면 국적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 이 글은 퍼블리 '커리어리'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 사진 출처: Intel Newsroom




참고한 기사

“반도체 패권 되찾겠다” 美 IT 공룡들의 역습

(조선일보, 2021년 3월 25일)


Intel CEO Pat Gelsinger Announces ‘IDM 2.0’ Strategy for Manufacturing, Innovation and Product Leadership

(Intel Newsroom, March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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