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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민 Jun 01. 2021

릴루미노, 삼성이 꿈꾸는 메타버스의 우회로?

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22)

"릴루미노 개발은 시각장애인들이 집에서 TV 시청과 독서를 할 때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삼성전자 C랩 아이디어에서 2016년부터 출발했다. 솔루션 명칭은 ‘빛을 다시 돌려준다’라는 뜻의 라틴어 릴루미노에서 붙여졌다. 전세계 2억4000만 명에 달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1. 허진호 감독의 단편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가 2017년 개봉되었을 때 꽤나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삼성 VR을 활용한 시력 보조 앱인 릴루미노를 홍보하기 위한 브랜디드 콘텐츠 성격을 띠고 있었지만, 한지민 박형식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웰메이드 영화였습니다.


《두 개의 빛, 릴루미노》(2017)


2. 삼성이 릴루미노를 통해 새로운 포지셔닝으로 VR 시장의 문을 두드리려 합니다. 지난해 9월 '릴루미노 글래스'라는 안경 형태 VR 기기에 대한 국립전파연구원 인증을 마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안과 진료용 목적으로 릴루미노 소프트웨어에 대해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습니다. 상용 제품 출시까지도 기대해 볼 만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삼성은 과거 오큘러스와 협력 하에 2014년 기어 VR을 출시하는 등, 2018년까지 꾸준히 관련 제품을 출시해 온 이력이 있습니다. 이후 후속 제품 출시가 중단되고 최신 스마트폰의 VR 기기 도킹 지원이 중단되는 등 VR 기기에 대한 상용화 노력이 한 풀 꺾이는 듯싶었으나, 지난해 코로나 19 발생 이후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4. VR 기기에 대한 국내외 주요 IT 기업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습니다.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오큘러스 리프트가 주목할 만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영향 또한 적지 않습니다. 하드웨어 제조 면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의료용 기기와 같이 확실한 니즈가 있는 영역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사용자층을 늘려가면서, 최근 급성장 중인 의류관리기 시장처럼 머지않은 시기에 터닝 포인트를 맞기를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 물론, 핵심은 단순히 하드웨어만 판매하는 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VR 기기를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전체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릴루미노를 통한 삼성의 우회 전략이 과연 원하는 과녁에 적중하게 될지, 몇 년 후에 다시 되새겨보고 싶은 기사입니다. 그때 쯤이면 메타버스의 세상이 한 뼘 더 우리들 곁에 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 이 글은 퍼블리 '커리어리'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참고한 기사

뿌옇던 시야 선명하게…삼성 저시력 보조기술, 의료기기 첫 허가

(한국경제, 2021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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