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16)
"올해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쏘카'는 이미 성수에 본사를 두고 있고, 올해 상장을 계획 중인 '20조 기업공개(IPO) 대어' 게임 유니콘 크래프톤도 650억 원을 들여 성수에 용지를 매입해 신사옥을 준비 중이다."
1. 혹자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베스트셀러 <총, 균, 쇠>를 딱 한 줄로 요약하면 "입지가 전부다"로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스개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성장에 미치는 지리적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2. 스타트업들이 모여들고 있는 성수는 이러한 지리적 여건, '입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2000년대 벤처기업들의 요람 역할을 했던 곳은 강남 테헤란로였습니다.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로는 사실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산업자본, 그리고 벤처캐피털이 가장 밀집해있는 작은 클러스터이기도 합니다.
3. 테헤란로 이후에는 판교가 새롭게 스타트업 밀집지역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신분당선이 개통된 후 강남 접근성이 개선된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강남역에서 판교까지는 약 15km가 넘는 거리이지만, 신분당선을 통해 20분 이내에 주파가 가능해졌습니다.
4. 성수 역시 비슷한 환경을 갖췄습니다. 2012년 개통된 서울숲역에서 선릉까지는 15분 거리입니다. 게다가 대중교통이 아니라 자동차를 이용하는 조건이라면 테헤란로와의 거리가 6km에 불과한 성수가 판교보다 강점이 있습니다. 종로구, 중구 등 서울 중심 업무지구(CBD)와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것도 이점입니다.
5. 쏘카에 이어 무신사, 크래프톤 등 유니콘 대열에 입성한 기업들이 차례로 성수에 자리 잡으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클러스터 형성이 앞으로 점차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테헤란로와는 또 다른, 2020년대를 상징하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성수에서 만들어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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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지디넷코리아
참고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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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 2019년 5월 16일)